1. 오늘은 어떤 책을 소개해주실 건가요?
오늘 소개할 책은 『이렇게 된 이상 포항으로 간다』입니다. 소설가 정보라와 최의택이 바통을 주고받듯 쓴 릴레이 소설인데요.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 장르는 미스터리 로드무비입니다. 주인공 보라와 의택은 ‘석유 시추공’ 분양 사기 사건에 연루되고요. 두 주인공이 사기당한 돈을 찾기 위해 천안에서 포항까지의 여정을 함께하는 이야기가 담긴 작품입니다.
2. 오늘은 『이렇게 된 이상 포항으로 간다』라는 제목의 미스터리 로드무비 작품을 가져오셨군요. 정보라와 최의택이라는 두 소설가가 쓴 릴레이 소설이라는 말이 인상적인데요. 릴레이 소설 하면, 어릴 때 인터넷 카페 같은 곳에서 모르는 사람들끼리 댓글로 이어 쓰던 소설이 생각나는데요. 그런 형식으로 쓴 소설인 걸까요?
맞습니다. 한때 인터넷 카페 등에서 게시자가 문장 하나를 게시하면, 이용자들이 거기에 한 문장씩 댓글을 달며 이야기를 이어가는 놀이가 유행했습니다. 저도 즐기던 놀이 중 하나였는데요. 다음 사람이 댓글 달기 곤란하게 주인공을 갑자기 죽인다거나, 다른 세계로 보내는 문장을 달며 즐거워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렇게 된 이상 포항으로 간다』는 두 작가가 챕터를 하나씩 완성하며 이야기를 주고받았다고 하는데요. 그래서인지 등장인물을 다각도에서 볼 수 있었고, 덕분에 이야기 또한 지루할 틈 없이 단숨에 읽어 내려갈 수 있습니다.
3. 앞서 ‘석유 시추공 프로젝트’ 분양 사기 사건에 연루된 두 사람의 이야기라고 말씀해주셨는데요. 작년에 ‘석유 시추공’과 관련한 뉴스를 본 기억이 나는데, 그것과 연관이 있는 것일까요?
‘석유 시추공’은 ‘땅속 깊은 곳에 석유나 천연가스 등 자원을 채취하기 위해 뚫는 구멍’을 말합니다. 말씀해주셨듯 2024년에 석유 시추를 시도한다는 기사가 있었죠. 구멍 하나 뚫는 데 약 1000억 원이 든다고 했던 것 같은데요. 올 초에 시추공 사업으로 인한 경제성 확보가 어렵다고 했고요. 이 소설의 작가들은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었고요. 주인공인 보라와 의택은 주식이나 코인처럼 ‘석유 시추공’을 분양받으면 어마어마한 수익이 발생한다는 사람들의 말에 사기를 당해 빚까지 지게 되고요. 결국 이들을 추격하기에 이릅니다.
4. 이 소설의 작가인 정보라와 최의택이 주인공의 이름으로 본인들의 이름을 사용한 게 특이하게 느껴지는데요. 이유가 있을까요?
소설 뒷부분에 두 작가의 대담이 실려 있는데요. 말씀해주신 내용에 대한 답변이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주인공이 사기를 당하는 내용이다 보니, 혹여라도 비슷한 사건을 겪은 독자나, 등장인물과 이름이 같은 독자가 보면 마음이 상할 수도 있겠다 싶어 작가 본인의 이름을 주인공의 이름으로 정했다고 하더라고요. 이러한 사연을 알고 나니 등장인물에게 더 애정이 갔습니다.
5. 독자의 입장까지 고민해서 지은 주인공의 이름이라니, 작가들의 섬세한 배려심이 느껴지네요. 천안에서 포항까지, 두 주인공의 여정이 어떻게 펼쳐지는지 궁금한데요. 미스터리 작품인 만큼 스포일러 없이 맛보기 정도로만 이야기해주시겠어요?
보라는 서울에 살고, 의택은 천안에 삽니다. 보라가 시추공 사업에 투자를 하면서 다른 사람들을 끌어들였는데요. 쉽게 말해서 다단계처럼요. 의택은 보라의 말을 듣고 투자를 하게 됩니다. 그때까지 둘은 생판 모르던 사이였고요. 빚까지 내 투자했던 사업이 사기였다는 걸 알게 된 보라는 절망하게 되죠. 하지만 본성이 선한 사람인 나머지, 자신을 믿고 투자한 사람들에게 똑같이 사기를 칠 자신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자기 돈의 행방을 묻는 의택에게 보라는 솔직하게 말하고요. 그렇게 둘은 천안에서 만나 의택의 차를 타고 시추공 프로젝트 현장인 포항으로 향합니다.
6. 요즘 주식이나 코인 등 투자에 관심이 많은데요. 투자는 스스로 잘 알아보고 해야지, 누군가를 믿고 하는 건 위험하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그런 면에서 두 주인공이 안타깝습니다.
요즘은 여러 이유로 티끌 모아 태산을 만들기 어려운 시대인 것 같습니다. 젊은 세대들이 이렇듯 희망 없는 세상에서 주식이나 코인에 관심을 갖는 현상 또한 너무나 이해가 가고요. 하지만, 복권이나 도박처럼 요행을 바라고 빚을 내서 하는 투자는 정말 위험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소설 속 보라를 보면서 그런 생각을 다시금 했습니다. 의택은 장애를 지닌 채 휠체어 생활을 하는 인물인데요. 중고 휠체어 사업을 좀 더 확장해보고자 하는 마음에 투자를 한 것이 안 좋은 결과로 돌아온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보라보다는 의택에 더욱 공감할 수 있었고요. 저 또한 둘 모두의 현실이 안타까웠습니다.
7. 보라와 의택이 사기꾼들을 잡을 수 있을지 무척 궁금한데요. 두 작가가 한 작품을 어떻게 완성했을지도 궁금하고요. 이번 주말에는 날이 춥다고 하는데요. 따듯한 실내에서 정보라, 최의택 작가의 미스터리 로드무비 『이렇게 된 이상 포항으로 간다』를 읽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