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아서 일상 속으로 #012

12. 굳세게 버티고 오늘만 살자고

by 낭만털형

살아있는 생명체는 한 번은 반드시 죽는다. 그래서 유일하게 공평하다고 생각했다. 크나큰 착각이었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어쩌면 일찍 떠날 수 있다고 생각하니~ 끝이 같을 뿐, 주어진 시간의 차이가 있음을. 그리고 누군가에게는 불편한 삶을 살아가야 하는 시간이 주어지기도 한다. 불편이 신체일 수도, 아님 환경, 가족, 돈 등. 사람마다 느끼는 게, 판단하는 기준이 다르므로 불편함에 명확한 정의를 내리긴 어렵다. 확실한 건 세상 편안한 인간일지라도 시작과 끝이 있다는 것이다(그래서 죽음이 공평하다고 하는 듯). 나도 당신도 불편한 채로, 다들 살아가느라, 오늘도 고생이 많으십니다.


재미있게 살면서 빛나고 싶었다(털형이 민머리인 이유, 반짝반짝). 지금도 그것이 어떤 삶인지는 잘 모른다. 그렇게 살아왔는지도 역시 모르겠다. 나의 불편이 누군가의 불편이 될까 봐, 단지 그것이 두렵다. 빛은 고사하고 어둠이. 솔직히 죽음보다 어둠을 몰고 오는 내가 더 두렵다. 살고자 하는 마음이 간절한 만큼.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고 삶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 털형, 마미와 가끔 그것에 대한 생각을 무겁지 않게 이야기했다. 사람 일은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기에, 지금 나의 상황에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천천히 받아들여야 한다. 불편함이나 혹은 죽음이라도. 조만간 손을 잡고 연명치료는 하지 않겠다는 서명을, 신청을 하기로 했다(마미는 하고 나는 아직도 못 했어).


어느 날, 좋은 날, 그런 날로 기억한다. (2022년 여름)

“이거 재수가 좋게 내가 먼저 하늘로 가겠는데” 커피 한 모금하는 털형

“에이~ 그래도 순서가 있지. 내가 먼저 가야지.” 잠시 정적이,

“아니야, 나는 죽을 마음이 없어!”라는 마미(귀여운 편임)

“(마미는) 아직 멀었어요~ 현재는 (내가) 앞서가는 중, 떠나면 화장합시다.”

그녀가 멈칫하는 게 느껴진다.

“... 관악산(집에서 가장 가까운 산)에 확~ 다~ 뿌려줄게!!”라며 웃으시던 마미,

“그럼, 나는~ 누가?”

“걱정 마! 형은 오래 살 거야. “

그렇게 철없는 털형은 장수할 예정인 브로만 믿습니다.


간절하게 살고 싶고, 우아하게 죽고 싶은, 끝은 나무 밑에 묻혀 자연으로 회귀하고 싶다. 끝없이 펼쳐진 바다도 괜찮으려나~ 수영을 못해도 괜찮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