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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스터 엔지니어 Jun 21. 2021

하룻밤의 전투

항공 엔지니어의 하루

어젯밤에 마지막 야근 출근을 했다. 사무실에 도착해서 핸드 스캔으로 출근을 보고했다.

우리 회사 엔지니어의 업무 배정은 업무 배정을 하는 직원이 항공기를 배정하면 엔지니어 각자의 PDA에 항공기 출 도착 정보, 도착 베이 번호, 배정된 업무 오더가 표시 되게 된다.


업무가 배정되기를 기다리는 동안 몇 명의 엔지니어와 차이 타임을 갖고 있었다. 한 30 분 정도가 흐르고 ‘띵 띵 띵’ 하고 전자 음이 울리며 각자의 PDA에 오늘 배정된 항공기가 표시되기 시작했다.


‘오늘은 또 어떤 일이 일어날까?’


PDA를 열고 확인해 보니 F 베이 쪽에 도착하는 총 6대의 롤스로이스 엔진을 장착한 A380과 한대의 B777 항공기가 오늘 배정되었다.

모두 새로 들어온 지 채 일 년도 안된 새  비행기 들이다. PDA에 업무 수락 버튼을 클릭했다.


F 베이로 차를 몰았다. A380 항공기가 막 도착 베이로 들어오고 있었다. 메카닉은 이미 베이에 도착해서 헤드셋을 꽂고 조종석과 통화를 한 후에 내게 엄지손가락을 추켜올렸다.

 차에서 내려 차 문을 여니 후끈한 열기와 함께 습기가 확 몰려와 내 안경에 시야를 가렸다. 밖 온도는 현재 42도를 가리킨다. 그래도 다행이다. 야간에는 강렬한 햇볕이 없어 그래도 견딜 만하다.


항공기 주변을 돌아보다가 11번 바디 기어의 타이어에 희미하게 철사 재질의 보호층이 보였다. 오늘 첫 번째 타이어를 교환해야 한다. 즉시 추가 메카닉을 요청하고 조종석으로 올랐다. 항공기 로그 북은 이상 무, 캐빈 로그 북을 살펴보니 일등석 칸의 샤워 부스에 물이 나오지 않는다고 결함이 적혀 있다.

OIT에 이전 비행에 잡힌 결함에 원인을 확인하고 간단히 고장 탐구를 하고 샤워 부스의 온수 조절 장치를 교환하기로 결정했다.  추가 메카닉을 요청하고 해당 부품을 베이로 배달을 요청했다.


다시 다른 베이로 들어오는 항공기를 맞이하러 F10 베이로 이동을 했다. 항공기는 이미 들어와 있었고 메카닉이 막 지상 점검을 끝내고 나와 함께 캐빈으로 올라갔다. 메카닉이 기내 비상용품을 RFID 스캐너로 체크하는 동안 조종석에서 로그 북을 확인하고 나오는데 메카닉이 다가왔다.


“미스터 김! 이 항공기 First Aid Kit 3개를 교환해야 합니다.”


“그래 알았어. 교환하고 끝나면 내게 알려줘.”


그리고 한 시간 후에 한 대의 A380 항공기가 F21 베이로 들어왔다. 역시 한 개의 타이어를 교환해야 하고 이번에는 항공기가 랜딩 중에 캡틴 쪽의 윈드실드에 버드 스트라이크가 있었다고 항공기 로그 북에 적혀 있었다.

항공기는 다행히 내일 오후에 출발하기에 약간의 시간이 있었다. 일단 MCC에 상황을 알리고 항공기는 다른 베이로 이동을 했다.


또다시 얼마 후에 3번째 항공기가 도착했다. 로그 북에 적힌 결함 중에 출발지에서 정비 이월을 시킨 15번 타이어를 역시 교환해야 한다.


4번째 항공기는 다행히 무 결함에 정상적인 Daily Check만 수행하면 된다. 그리고 얼마 후에 바로 5번째 B777 항공기가 들어왔다. 로그 북에는 역시나 두 개의 결함이 적혀있다.


‘GPS JAMMING’,

‘DOOR FLT LOCK R5’


MAT에서 전 섹터에서 잡힌 결함을 확인하고 원인을 찾아 시스템 테스트와 직접 Door 작동 점검을 하고 간신히 두 개의 결함을 해결하고 나를 기다리고 있는 3대의 환자 들를 돌보기 위해 갔다.


3대의 항공기에서는 타이어 교환이 한창이고 일등석의 샤워 부스에서는 워터 히터와 컨트롤러를 교환하고 있었다. 또 다른 항공기는 조종석의 버드 스트라이크 점검이 진행 중이다.


조종석과 지상으로 스텝 카를 오르내리다 보니 온몸에서 땀이 비 오듯이 흘러내린다. 운동이 따로 필요 없다.


그리고 6번째 항공기에서는 연료 탱크의 연료를 드레인 하는 Work Order 가 있다. 드디어 마지막 한 대의 A380 항공기에서 방금 2번 엔진의 보어 스코프 검사가 끝났다. 2번 엔진의 카울을 닫고 확인을 하고 로그 북에 기록을 해야 한다.


밤을 하얗게 지새우며 항공기 7대의 여러 정비 작업들을 관리했다. 동시에 진행되는 모든 내용을 항공기마다 찾아가 로그 북 정리 마치고 나니 어느덧 아침 해가 떠올랐다.


드디어 전쟁이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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