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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 12. 2021
코로나가 항공 엔지니어를 교육시킨다.
코로나, 경험, 항공엔지니어
요즘은 매일 늘어나는 비행으로 인해 출근하면 쉴 틈이 없을 정도로 항공기를 돌아다닌다. 그리고 장기 주기된 비행기를 살리기 위해 없는 인원을 쪼개서 알 막툼 공항에도 계속 적으로 파견을 가야 한다.
코로나 사태 이후로 내가 하는 업무가 정말 많이 달라졌다. 평생에 한 번 경험할 만한 많은 정비 절차들을 수행하기도 하고, 한 해에 한두 번 할까 말까 한 작업을 하루에 몇 가지씩 처리하기도 한다.
마치 항공 정비 업무를 새로 배우던 시절처럼 요즘은 매일매일 주어지는 새로운 정비 절차들을 당연시하며 수행하고 있다. 엔지니어는 어떤 새로운 업무가 주어져도 혼자서 매뉴얼을 공부하고 절차에 따라 같이 업무를 수행하는 메카닉들과 협조하여 정확하게 완수를 해야 한다.
여기에 단점이 있다. 똑같은 업무를 역량이 다른 엔지니어에게 주어져도 이 업무를 완벽하게 수행하는 엔지니어가 있고 마치 고문관처럼 업무를 하는 척하다 포기하고 남에게 전가하는 역량이 부족한 엔지니어가 있다.
그런데 이런 정비 업무를 전체 관리하는 매니저의 측면에서 보면 역량이 부족한 엔지니어는 신뢰가 없어 중요한 정비 업무를 맡기질 못한다. 이 고문관 엔지니어는 그래서 항상 편하고 쉬운 업무만 주어진다.
반대로 주어진 업무를 항상 완벽하게 수행하는 엔지니어는 매번 새로운 업무와 중요한 작업이 주어진다. 그렇다고 매번 보상이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다.
‘과연 어떻게 대처를 해야 현명할까?’
며칠 전에 내게 새로운 정비 작업이 내려왔다. A380 항공기의 Return To Service 업무의 마지막 단계인 Landing Gear Gravity Extension Function Check 가 주어졌다.
거의 일 년 반을 세워 두었던 항공기의 모든 시스템을 살리고 이제 항공기는 현재의 공항에서 비행거리 15분 거리인 두바이 공항으로 날아가야 한다. 그런데 RTS의 최종 점검인 Landing Gear 계통의 Retraction/Extension 작동 점검을 하려면 항공기에 Jack을 받치고 수행을 해야 한다. 그런게 이 공항에는 장비가 없다.
그래서 항공기의 착륙장치에 모든 보호 장치를 설치하고 Landing Gear Unlock/Down Lock의 기능점검을 수행해야 했다. 만일 착륙장치에 보호 장치를 설치하지 않고 이 작동 점검을 하면 지상에서 Landing Gear가 접혀 들어가 항공기가 고쿠라 질 수도 있다. 그만큼 정확한 절차를 따라야 한다.
반드시 두 명의 엔지니어가 조종석에 앉아 서로 절차를 확인하고 한 단계씩 절차를 수행해야 한다. 나도 이번 절차를 수행하는 것이 처음이라 경험이 있는 동료 엔지니어 함께 수행하며 매뉴얼의 절차를 한 줄 한 줄 표시를 하면서 조종석에 있는 비상시에만 쓰는 커버가 쓰여진 스위치를 풀고 항공기를 비행 상태로 만들었다.
Gravity Gear Lever를 작동하자마자 웅장한 소리와 함께 Door Unlock이 풀리고 Gear Unlock이 풀리고 조종석의 Gear Page에 모든 Lock의 표시가 UNLOCK으로 바뀌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