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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스터 엔지니어 Aug 16. 2021

마지막 손님

항공기 브레이크, 번개, 항공엔지니어

첫 손님으로 350시간 밖에 안된 말끔한 A380이 게이트로 들어왔다. 차 밖으로 나가니 밤에 열기와 높은 습도로 인해 안경에 습기가 차서 한치도 안 보인다.


조금 시간이 흐르니 Work Around 체크를 할 만하다. 아직도 밤에 온도는 40도를 오르내리며 밤에 습도는 70퍼센트가 넘어간다. 등줄기에 땀이 흐르기 전에 서둘러 비행기를 돌아보고 조종석에 올랐다.

아직 조종석에 마지막 확인을 하는 부기장의 어깨너머로 ECAM의 페이지를 확인하니 깨끗하다.


"웰 던. 젠틀맨 "하고 조종사와 인사를 나누었다.


캡틴도 엄지를 치켜세우고 환하게 웃으며 조종석을 떠난다.


오늘은 상큼하니 출발이 좋다. 그러나 아직 내게는 6척의 항공기가 남아있다. 4대의 A380과 2대의 B777 항공기가....


한 시간 후에 들어온 B777 항공기의 상태가 그리 좋지 않다는 연락이 왔다. 예상대로 오늘 바로 비행을 하지 못한다. 추가 진단을 위해 멀리 있는 시에라 베이로 토잉을 해간다. 아웃 스테이션에서 번개를 맞아 후방 날개 부위에 번개로 인한 손상이 생겼다. Structure Engineer의 섬세한 손길이 요구된다.

그리고 연료 계통의 펌프에도 Fault 메시지가 EICAS에 잡혀있다.


자정 시간부터 앞뒤를 다투어 연달아 도착하는 항공기들과 한바탕 전투를 치렀다.


런던의 히스로 공항에서 들어온 항공기에 환자를 위해 추가로 적재된 의료용 산소병 10개를 하기 했다. 얼마나 위중한 환자였으면 용량이 큰 10개의 산소 병과 추가로 기내에 배치된 산소병 까지 다 써버렸다.


환자가 내리고 방역 요원이 기내 소독을 끝내고 환기가 될 때까지 밖에서 한참을 대기하다 기내로 들어갔다.

산소병의 하기는 문제가 없지만 산소병에 관련된 서류 절차가 30분 이상 걸린다. 나중에 사무실로 돌아와 온라인으로 서류처리를 하는데 추가로 시간을 허비해야 했다.


승객이 코로나 관련 환자가 아니길.... 그리고 환자가 빨리 회복이 되길 빌어본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힘차게 게이트로 들어오는 마지막 손님으로 A380이 멈춰 섰다.


'아이고! 역시 마지막을 온전히 보내주질 않는구나!'


좌측 Wing Landing Gear의 5번 브레이크의 마모 핀의 끝이 보이질 않는다.

브레이크를 바꿔라.


30분 만에 도착한 인도와 스리랑카 출신의 두 메카닉이 숙련된 솜씨로 30분 만에 새하얀 색의 새 브레이크로 교환을 해버렸다.

잘했어! 친구들.... 오늘부터 4일 동안 푹 쉬고...


자 오늘도 끄읏...


# A380에는 22개의 타이어가 달려있다. 노즈 타이어를 제외한 Main Gear 16개의 타이어에 Cabon Brake가 달려있다. Body Gear의 후방에 4개의 타이어는 브레이크가 없이 항공기가 지상에서 스티어링을 할 때 노즈 기어와 반대방향으로 틀어지며 방향 전환을 도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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