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은 정말 그렇게 보였을까?
전 글 외로움보다 무서웠던 '가짜 소속감'의 후속편입니다.
◆ 의심 없는 자리 배치, 그 뒤의 조용한 개입
어느 날, 반에서 자리를 바꾸는 날이 있었다.
그때 담임선생님은 내 옆에 반장을, 짝궁으로 그 무리의 중심에 있던 ㅁㅈ과 배치했다.
그때까진 별다른 생각이 없었다. 학기 중 자리 바꿈은 흔한 일이었고, 나는 단지 우연이라 여겼다.
하지만, 어느날 부모님으로부터 내막을 듣게 된 후 나는 누군가의 감시를 받는 느낌이 들어
가시방석에 앉는 느낌이 들었다...
담임선생님이 날 집중해서 본 것이었을까?
누군가가 제보한 것이었을까? 나 혼자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 시작했다...
반장과 그 학생에게도 조언이나 디테일한 것을 지시하였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아무한테도 말 해서 안 되었고 그저 평소와 같이 아무렇지 않은척 해야했다.
반장은 그 전까지 나와 전혀 접점이 없었지만 옆자리 이후 종종 나한테 말을 걸며 내 반응을 확인하는 것 같았고 짝궁은 활발하고 붙임성 있는 성격으로 나에게 주기적으로 장난을 치며 분위기를 띄어보려 하였다.
나는 그가 이끄는 분위기에 맞춰주고 있었지만, 그 무리에 속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그 역시 내가 돌아오길 바란다는 느낌은 없었을 것이다..
그저 모두가
‘잘 어울리는 척’
‘아무렇지 않은 척’
각자의 연기를 하고 있었을 뿐이었을까?
◆ 모두가 연기 중이었을까?
누군가 보기엔, 나는 잘 적응하고 있는 학생처럼 보였을 것이다.
웃고 있었고, 장난에도 반응했고, 어울리는 척도 했었으니...
그 모든 행동이 나를 위해 짜여진 상황극이라면,
나는 그 연극의 조연처럼 앉아 있었다.
그 누구도 대놓고 나를 관찰하거나 평가하지 않았지만
모든 것이 누군가의 ‘의도’ 속에서 굴러가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나는 그 의도에 저항하지 않고 그냥 그 속에 가만히 있었다...
◆ 선생님은 정말 그렇게 보였을까?
나는 아무에게도 이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불편함도, 억울함도, 불쾌함도 그저 다 삼켜버렸다.
그게 그 시절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이었으니까...
어쩌면 선생님은 나 같은 학생들을 여럿 경험하며 ‘이게 최선’이라 믿었는지도 모른다.
실제로 나는 잘 웃었고 적당히 어울리는 것처럼 보였을 테니까...
선생님은 정말 그게 괜찮은 거라고 믿었을까..?
속하지 않은 아이를 끼워 넣는 건 때론 더 깊은 소외를 만드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