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처벌

혼자 있는 사람에게 말 걸지 마세요

by 팅커

고등학교 2학년.. 심화반에 나오고 어떤 선생님은 "왜 나왔어? 쫓겨난 거니?"라 물어보기도 하고 어떤 학생들은 "네가 성적 잘 안 나와서 잘렸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는 걸 눈치채게 된다.


소문은 누가 어떻게 만들어 내는 걸까?

그 누구도 내게 물어본 적이 없는 이야기들이 내가 말하지도 않은 것들이 사실처럼 교실에 떠돌고 있었다.

그건 말이 아니라 시선과 침묵으로도 충분히 전달된다.


심화반에서 나온 후에도 성적은 오르지 않고 어느 누구와도 가까이하고 싶지 않았던 나에게 루머와 시선은 더욱 나를 옥죄여왔다.

가십이 가십을 만들어낸다고 혼자 다닌다는 이유만으로 ‘문제 있는 사람’처럼 몰아가는 기류가 있었고 나는 어느 순간부터 '무언의 처벌'을 받고 있었다.


허점이 많은 학생으로 인식이 된 걸까?

급식 시간에 나는 혼자 다녔고 몇몇 학생들은 큰소리로 "○○ 왜 혼자 먹어?" "친구 없어?"라 물어본다.

그들의 시선과 말투는 전혀 걱정과 관심이 아닌 가볍고 비웃는 느낌이었다.

혹여 어쩌다 옆에 앉게 되면 "너 왜 내 옆에 앉냐?"라 물어보거나 조롱하듯 웃으며 나를 무안하게 했다.

참다못한 나는 "혼자 다니고 싶어서"라 답변을 하지만 그들은 마치 답을 정해 놓은 듯 비웃듯 내 생각을 무시하는 느낌이었다.


마치 혼자 밥 먹는 건 이상한 행동이고 무리 속에 끼는 게 정상이란 규칙이라도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 규칙은 날 점점 모멸감 속으로 밀어 넣었다.

어느 날, 같은 반 ㅎㅊ은 나와 의견 충돌이 있자

“○○는 공부도 못하고 친구도 없어”라고 여기저기 말하고 다녔다.


이후 나는 식욕을 잃었고 급식실에 가는 것 자체가 두려워졌다. 내가 모두에게 튀는 것 같은 느낌, 놀림받는 느낌은 그곳에 가는 게 의미 없다 생각이 들었다.

결국 나는 식사시간마다 텅 빈 교실에 남거나 도서관으로 도망쳤다. 그곳은 조용했으니까..

때로는 문구점 갔다 온다는 핑계로 외출증을 받고 학교 주변을 혼자 산책을 하기도 하였다.

책을 읽는 척, 아무렇지 않은 척... 그곳이 내 유일한 안식처였다...


세월이 흘러도.. 나는 아직도 혼자 다니거나 혼자 조용히 밥을 먹는 사람을 보면 괜히 눈길이 간다.

말을 걸고 싶은 마음보다 그저 조용히 두고 싶은 마음이 먼저 든다..

혼자 있다는 이유만으로 관찰되고, 해석되고, 조롱당하지 않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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