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무 말 없이 멀어졌다
"이게 연예인들 차고 다니는 거래!", "이게 요즘 대세인 스타일이야!"
단체생활 속 화제는 언제나 '뭐가 대세인가?, 뭐가 유행인가?"였다.
교실이라는 공간은 어느 순간.. 유행이라는 공기에 완전히 덮여버렸고 나는 그 대화 속에 끼지 못한 채 저 듣고만 있었다.
"저게 뭐라고..? 저게 저렇게 좋은가?"
이런 말들이 내 안에서 자꾸 떠올랐지만 밖으로 꺼내진 못한 말들이 되어 고요히 가라앉았다.
"대체 누가 그런 말들을 만들고?" "누가 저런 스타일을 유행시킨 건지?" "다른 아이들은 정말로 그것을 좋아하는 걸까?"
아니면 단지 유행이라서 따르고 있는 걸까? 의문만이 내 머릿속을 떠돌았다..
어느 날, 나는 결국 참지 못하고 말했다.
평소라면 말을 속으로 되새기고 있었겠지만 그날은 필터링을 거칠 틈도 없이 나와버렸다.
“난 별로인데… 대체 뭐가 좋다는 거야?”
그 말은 마치 정해진 시나리오를 망가뜨린 듯한 충격으로 그들에게 전달되었다.
곧바로 돌아온 반응은
“네 눈이 이상한 거 아냐?” "연예인들이나 유명한 사람들이 하잖아?"
“애들 다 좋아하는 건데, 왜 혼자 그러냐?”
한순간에, 나는 유행을 모르는 ‘이상한 애’가 되었다..
재미있게도 그 중심엔 항상 평소 행실이 바르지 않았던 학생들이 있었다. 우연인 걸까? 나의 편견일까?
최신 유행한다는 머리 스타일을 하며 교무실에 끌려가거나 멋있어 보인다고 교복을 개조해서 입는 그들의 모습을 보며 그들을 혐오했던 나는 그들이 좋아하는 옷, 물건, 음악 등 모든 것들, 그들과 비슷한 느낌으로부터 최대한 멀어지고 싶었다...
어쩌면 내 무의식이 그들과 닮지 않는 것을 나 스스로 이기는 것이라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세월이 흘러도 나는 여전히 조용히... 내가 납득할 수 있는 것에만 고개를 끄덕인다.
지금도 여러 사람들 사이에선 그때와 비슷한 흐름이 보일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조용히 속삭인다.
“좋다고 말하는 그것 정말 네가 좋아서인 거야? 아니면 좋아한다고 해야만 할 것 같아서인 거야?”
나는, 질문에 스스로 답할 수 있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