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였다고 믿었던 시간
고등학생 시절 ㅎㅅ과 ㅎㅇ는 중학교 때 알기만 아는 사이였다가 고등학교에 오고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나는 이 사람 저 사람과 가까워지기 위해 노력을 했었고 그들고 내가 다가오자 무리 없이 받아 주는 것 같았다.
그들의 집까지 같이 가기도 하고 학교가 끝나고 PC방을 가거나 같이 식사를 하기도 하였다.
나도 드디어 친구 2명이 동시에 생기나 기대도 하며 부모님도 좋아하셨다.
학년이 바뀌고 그들 중 한 명과 같은 반이 되고 짝꿍도 하며 나는 처음으로 믿을 수 있는 친구가 생기나 든든함을 느꼈다.
하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그는 평소 나에게 장난도 많이 치고 말도 자주 걸며 친근하게 대하곤 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언제 그랬냐는 듯 감정 없는 눈빛으로 나를 대하기 시작했다.
내가 말을 걸면 마치 대화가 불편하다는 듯한 형식적인 대답만 돌아올 뿐이었다...
그의 친구였던 ㅎㅅ 역시 마찬가지였다. 마치 둘이 짜 맞춘 것처럼..
워낙 차가운 반응이었기에 나는 그들이 더 이상 나와 친하고 싶지 않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끼고 있었다.
그들과의 마지막은 싸움도, 다툼도 아닌 침묵과 무관심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짝꿍이 바뀌었고 우리는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서로를 모르는 사람처럼 대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모든 게 끝났다.
그들은 나에게 어떤 감정을 느꼈길래 그런 것이었을까?
내가 먼저 밥이라도 사주며 그를 달래거나 서로의 진실된 마음을 터놓아야 했을까?
그의 태도 돌변에 너무 실망감을 느꼈던 나는 침묵과 무관심이란 선택을 했다.
그 이후로 그 누구도 인사하지 않았고..
그 누구도 장난을 치지 않았고..
그 누구도 서로에게 말을 걸지 않았다..
졸업하고 수개월 뒤 길거리에서 우연히 마주치기도 했지만 한 번도 본 적 없던 사이 같이..
서로가 가던 길을 지나갈 뿐이었다.
세월이 흘러 10년쯤 지났을까..
그들의 동네 친구였던 동창으로부터 그들의 근황을 짤막하게 들었다.
그 동창도 그들을 마지막으로 본 게 10년도 넘었다 한다.
그러면서 "너 그들과 뭔가 있었던 거 같은데?" 라며 미소를 짓는다.
어쩌면 그들은 그에게 본심을 말했었을까?
잠시 생각에 잠겼지만 이미 오래된 과거를 굳이 캐묻기 싫었다.
지금도 가끔 문득.. 그들이 내게 왜 그런 태도를 보였는지 궁금해질 때가 있다...
어쩌면.. 그 질문에 답은 없을지도 모른다는 것...
한편으론 굳이 답을 몰라도 괜찮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 시절의 나는 분명 진심이었고 그들과 친구가 되고 싶었다는 마음만큼은 지금도 그대로 기억되고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