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심차게 재수 공부를 위해 샀던 책들은 중국 유학을 결심한 그 날, 망설임도 없이 쓰레기통으로 직행했다.
재수를 시작한 지 약 반 년 만이었다.
그렇다고 막상 중국으로 유학 가기로 결정했지만 당장 바로 갈 수는 없었다.
중국은 한국과 다르게 9월에 새 학기가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유학원 관계자는 바로 가면 적응하기 힘들다고 한국에서 공부를 내년 3월에 가는 걸 권유하였다.
본과 수업이 모두 중국어로 수업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기초는 있어야 한다는 그 이유였다.
그러면서 선택지를 주며 권유하였다.
중국어와 함께 영어도 같이 공부해 놓아라. 학위를 따면 해외에서 활동할 발판을 마련할 수 있고 영어가 필수적이란 게 첫번째 이유고
두번째는 중국인들이 영어 잘하는 사람을 동경하는 분위기가 있어 첫만남에서 기선제압을 해야 된다는 게 이유였다. 사람은 첫인상이 중요하다를 몇 번이고 강조하였다.
그러면서 넌지시 흘리는 말투로 한 마디 남겼다.
"영어 잘 해놓으면 졸업 후 미국 진출해 미국에서 영주권 받고 군대도 안 갈 수 있지.."
"그렇다고 중국어를 소홀히 하라는 건 아니다.."
아직 군대를 안 갔던 나는 짧게 한 마디 스치고 지나갔던 그 문장 한 개가 뇌리를 자극하고 지나간 듯 하였다.
나는 학창시절에도 영어를 잘하지 못했기에 과연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의심부터 들었다.
과연 진실인지 알 수 없지만 나는 그곳에서 하라는 대로 할 수밖에 없었다.
어쩌면 이미 엎질러진 물이였기에 나에겐 뒤로 후퇴할 수도 없었는지도 모르겠다..
그후 중국 출국 전까지 인터넷 강의 신청을 하며 영어와 중국어 공부가 시작되었지만
무의식적으로 영어를 주로 하고 중국어는 뒷전이 되고 있었다.
출국까지 남은 기간은 약 9개월.. 인제 성인이 된 첫해에 나는 진로 변경이라는 선택을 던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