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가는 여정 & 첫인상

by 팅커

수개월의 준비 끝에 드디어 3월 초, 중국으로 떠나는 첫 단추를 푸는 날이 다가왔다.

난양까지의 길은 쉽지 않았다.
직항은 없었고, 베이징이나 상하이를 환승해 국내선으로 2시간을 더 가야 했고 또는 정저우라는 도시에서 버스, 기차, 택시를 타 5시간을 가야 닿을 수 있었다.

유학원 관계자는 걱정하지 말라며 현지 학교에 있는 선배가 공항에서 나를 기다릴 거라고 했다.

짐은 캐리어 두 개 분량이 나왔고 가족들은 이른 새벽, 터미널까지 배웅 나왔다.

그들의 얼굴에 떠오른 희망, 기대, 걱정, 설렘이 뒤섞인 감정을 보니 이제 진짜 간다는 실감이 몰려왔다.


내 안의 감정도 터지기 직전이었다. 버스 터미널에서 인천공항까지 4시간,

어색한 공기와 낯선 감정이 나를 조용히 옥죄었다.

버스 안에서 잠은 오지 않았고 그저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며 뜬눈으로 밤을 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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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이 되어 처음 탄 비행기.
공항에 도착해 ‘내가 과연 실수 없이 잘 탈 수 있을까?’
혼잣말처럼 걱정했지만 막상 티켓을 받고 수속을 밟는 과정은 생각보다 단순했다.

그리고 비행기는 약 2시간을 날아 정저우 공항에 착륙했다.

그 순간 나는 ‘공기’가 다르다는 걸 직감했다.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태어나 처음 맡아보는 묘한 냄새가 있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중국은 석탄 소비량이 많아 대기 질이 매우 나쁘다고 했다.

10년이 넘는 세월이 지나도 나는 그 첫 공기의 냄새를 아직도 잊지 못한다...


공항 출구 앞 유학원에서 말했던 선배가 택시 기사와 함께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짐을 싣고 탑승하면서 나는 이상하게 긴장감이 풀리지 않았다.

차 안에서 본 풍경은 생각보다 낯설지 않았다.

빠르게 추월하는 차들.. 울려 퍼지는 클락션.. 바깥에 펼쳐진 나무와 풀밭들.. 간판은 한자였지만..


나는 해외에 왔다는 생각보다 ‘어쩐지 한국 내 먼 곳으로 온 것 같기도 하다’는 착각에 빠졌다.

차 안에서 잠시 졸기도 했지만 어딘가 낯선 공간에 내던져졌다는 감각은 계속 내 어깨에 걸려 있었다...


2~3시간쯤 갔을까? 택시기사가 점심을 먹고 싶다 하여 휴게소에 들렀다.

뷔페식으로 돼있던 휴게소 식당 음식들은 기름의 나라 중국 답게 잘 볶아 기름진 음식들로 채워져 있었고 나는 식사 후 쟁반에 둥둥 떠다니는 기름들을 보며 만감이 교차하며 선배에 물었다. "이런 음식들 드시고 중국에 유학하신 건가요?" 선배는 마치 그럴 반응이 나올 것 같다는 듯 표정을 지으며 "이 정도면 맛있는 편이야" 라며 나를 애써 달래려는 듯하였다.


어색하고 별 말 없는 대화가 끝나고 택시는 열심히 학교를 향해 달렸다.

좋은 것만 있지 않을 것이라 예상하고 갔지만 이곳의 첫인상은 한국과 완전히 다른 대기질과 냄새, 기름이 범벅한 음식들이 뇌리에 강하게 박혔다.


그것은 단순한 문화 차이를 넘어 내 삶이 다른 무대에 들어섰음을 온몸으로 각인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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