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기사는 내 짐들을 트렁크에 넣어 주고 운전하면서 종종 선배의 통역을 통해
"중국어 어느 정도 하냐?"
"중국에 왜 왔냐?"
"중국 인상 어떠냐?"
"자기 나라는 살기 좋은 곳이다"라며 물어봤었다.
어쩌면 그는 장시간 운전이 심심하기도 하고 호기심으로 물어봤을지 모르겠다.
나는 낯선 사람과 긴 대화를 즐기지 않는 편이라 그저 묻는 말에 짧게만 대답했다.
심심한 틈.. 나는 운전석 앞에 앉은 기사를 관찰하게 됐다.
톨게이트를 지날 때였다.
그는 지갑을 열어 돈을 주섬주섬 꺼내며 뚜렷이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아까워하는 듯한 손짓, 표정, 머뭇거림...
선배에게 물어보니 예상대로였다.
"톨게이트 요금이 비싸다고 불만 표시한 거야."
말이 안 통해도, 사람의 속은 드러나기 마련이었다. 국적은 달라도 사람의 심리는 다르지 않구나를 깨달은 순간이었다.
그렇게 공항에서 내리고 약 5시간 후, 목적지인 학교에 도착했다.
공항에서 올 수 있는 가장 비싼 방법이었고 기사는 나와 선배를 기숙사 바로 앞에 내려주었다.
나는 요금을 계산하기 위해 지폐를 세봤지만 딱 맞는 금액이 없었다.
기사는 50위안 정도의 잔돈을 돌려줘야 할 상황이었다. 그는 10~20위안만 건네주며 말했다.
"잔돈이 없어요. 다음에 드릴게요."라며 얼버무린다.
긴 여정 끝에 피곤했던 나는 크게 의심 없이 그 말을 믿고 내려버렸다.
몇 달 뒤, 나는 그에게 문자를 보냈다.
"그때 잔돈 주신다고 하지 않으셨나요?" 답장은 짧았다.
"다음에 만나면 드릴게요."
언제, 어떻게 준다는 건지 대답도 없이 성의가 없었다.
하지만, 그 후 다시 그 택시를 타는 일이 없었다.
그 택시기사가 싫어서가 아닌 중국 생활에 익숙해질수록 더 싼 기차라는 수단을 이용했기에 자연스러운 흐름이었을 뿐이었다...
요즘은 앱으로 미리 결제하는 경우가 많지만,
그 일을 겪은 이후 나는 현금을 쓸 때마다 잔돈을 먼저 꺼내기 시작했다. 한편으론 택시 탈 때 기사가 무슨 반응이 나올까 의문과 두려움도 가진채..
정말 그때 잔돈이 없었던 걸까?
10여년 지난 나는 가끔씩 무의식적으로 이날을 떠올릴때까 있다. 물론, 지금도 진실은 모른다..
하지만 그가 준 말 한마디 기약 없는 “다음에 줄게요”는 이상할 만큼 오래 내 기억에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