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휴게소에서의 첫 느낌을 마치고 중국에서의 생활은 어떨까?...
집으로부터 떨어져 기숙사 생활을 하는 것은 처음이었는데 그곳은 특별할까?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을까? 하며 수백 번 상상하고 갔었다.
드디어 도착해서 마주한 그곳의 복도는 마치 수십 년 전에 멈춰 있는 듯한 분위기에 조용하고 어둡고 음침했다. 기숙사에 짐을 들고 들어가니 관리인 2명이 맞이하고 사무적인 느낌으로 비어 있는 방으로 인도하였다. 알고 보니 중국인 기숙사와 같은 건물이지만 통제하고 있어 한국인 유학생들만 머무른다 하였다.
선배는 "혹시 문제 생길까 봐 한국인만 따로 관리하는 거다" 라며 귀띔한다. 과연 무슨 문제가 생길 걸 염려하는 걸까? 의문이 잠깐 들었지만 인제 막 성인이 된 나는 그저 이 낯선 세상이 신기하기도 하며 어떻게 적응할 수 있을까에만 염려하고 있었다...
첫인상이 많은 걸 결정한다 했던가...
방을 열고 들어가니 내 생각과는 굉장히 낯선 장면이 펼쳐졌다.
선배는 들어가자마자 "수도꼭지를 틀면 석회수가 나오니 미리 물을 받아놔라" "그 후 "석회수가 가라앉으면 건져내고 깨끗한 물을 쓸 수 있다"라며 신신당부했다.
석회수가 나온다고??
전혀 듣지 못했는데??
상상도 못 한 상황이었지만 직접 시범을 보여 주고 뿌옇게 흐려진 물을 보며 알아차릴 수 있었다.
뒤이어 화장실 문을 열어보니 전혀 상상도 못 한 한 번도 보지 못한 구조로 이루어져 놀랐었다.
사람 2명이 들어갈 크기의 공간에 좌변기가 있고 그 위에 샤워호스가 달려 있는 것이었다.
그 기묘한 화장실을 보며 말문이 막힌 나에게 선배는 덧붙였다.
선배는 "이곳이 학교에서 가장 좋은 기숙사야." "다른 중국학생들은 온수도 안 나와 공중목욕탕 가야 해" 라며 이 정도면 좋은 편이니 만족하라는 어조로 나에게 조언을 한다.
생각해 보니 내가 한국에 있을 때 기숙사가 어떠한지, 사진을 요청하거나 어떤 구조로 된 건지 자세히 물어보지 않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날의 기억 때문인지 나는 항상 미리 확인해야 할 리스트가 무엇인지 사진이나 사전 정보들을 최대한 검색해 보는 습관이 생겼다.
그날의 석회수와 그 화장실은 내게 낯선 세계를 보여준 동시에, 무방비한 나 자신을 마주하게 해 준 장면이었다.
낯섦은 어쩌면 환경보다 '내 안의 무지'와 마주하는 감정일지도 모른다.
그러니, 어떤 낯선 세계로 가야 할 때 잘 준비하고 가는 것은 단지 대비하는 게 아니라, ‘미래의 나를 지키는 작은 배려’ 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