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사람과 오는 사람
기숙사 배정을 받음과 동시에 수업 일정표가 나에게 전달됐다.
"대학교는 자기가 스케줄 짜는 거 아닌가요?"라 알고 있었지만 적어도 이곳에서 나에게 선택권은 없었다. 이 학교가 그런 건지 원래 중국학교들이 그런 건지는 알 수 없었다.
마치 고등학교 시절로 돌아간 것처럼..
나는 수업표에 나온 시간대로 교실로 갔다.
"교실은 어떨까?"
"중국어 선생님은 어떨까?"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교실을 들어간 첫 순간.. 낡고 마치 병원같이 회색과 흰색 페인트가 벗겨진 흔적이 있고 오래 방치한 듯 먼지가 쌓여 있는 긴 책상과 칠판, 의자가 눈에 들어왔다.
선배는 최근 1년 이상 유학생이 없어 이곳이 방치됐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학교에 정식 중국어 강의가 있는 게 아니라 유학생이 있을 때만 급하게 편성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뒤이어 중국어 선생님이 도착하고 첫날부터 물티슈를 꺼내 책상과 의자, 칠판을 닦고 환기를 시켰다. 교실 안에는 나와 중국어 선생님 단 두 명만 있어 마치 1:1 개인과외가 된 느낌이었다.
중국어 선생님과 첫 만남은 어색하였지만 친절하게 맞이해 주었고 약간의 한국어와 영어를 섞어 대화하며 어느덧 수업에 몰입해 가고 있었다.
뒤이어 기다렸다는 듯이 나이가 있어 보이는 외국인들이 들어왔다.
각각 호주, 미국, 일본 국적이었든 그들은 서로 아는 사이 같아 보였고 그들에 물어보니
"우리는 중국어 수업 무료로 그냥 들을 수 있어"
"다만 외국 유학생이 와야 중국어 수업이 만들어지는 시스템이라 네가 와서 만들어 진거야!" 라며 웃으면서 말한다.
수업이 끝나고 중국어 선생님은 혀를 끌끌 차며
"저 사람들은 이곳에서 영어, 일본어를 가르치는 원어민 강사들인데 수년째 중국어 수업이 만들어지면 들어왔다 금방 그만두고 중국어가 제자리다"라며 심각한 표정으로 말하였다.
몇 주가 지났을까.. 원어민 강사들은 말도 없이 사라졌고 강의실엔 나와 중국어 선생님만 단 둘이 하는 수업이 됐다.
우연히 그들과 마주치면 "바쁘다" "다음 수업 때 꼭 참석하고 싶다"며 둘러댔다.
일대일 중국어 수업.. 외롭고 씁쓸해 보이는 이곳을 나는 그때 기회라 생각하였다.
교실의 먼지는 사라졌고 나도 과거를 잊고 살 수 있을 거라 희망을 품고 열심히 노력하기 시작하였다.
더 나은 미래를 상상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