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씻는 것에도 이유가 있었다.
중국에 와서 놀랐던 것 중 하나는 남녀노소 머리를 자주 안 감거나 샤워를 자주 안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는 거였다.
몇몇 선배들은 조언인지 재미로 그런지 모르겠지만
"재들 머리 안 감은 거 봐"
"근처에 냄새 나나 봐봐" 라며 말하곤 했었다.
교실을 가든 식당을 가든 머리를 감지 않아 헝클어졌거나 샤워를 꽤 안 했는지 주변에 접근하면 냄새가 나는 경우가 흔하였다.
평소 의문심이 많던 나는 "왜? 한국 바다 바로 건너 이곳은 이런 문화지?"란 생각이 들었다.
선배들한테 물어보니 "석회수가 나오고 학생 기숙사에 샤워실이 없으니 그런 거 아닌가?" 라며 반문한다.
나는 "선생님들도 머리 안 감고 올 때가 많은데요?"라 묻자 답을 찾을 수 없다는 듯 말이 없어졌다.
의문이 있었던 나는 결국 중국어 수업 시간 선생님한테 직접 물어보았다.
"머리를 안 감거나 잘 안 씻는 이유가 있으세요?"
선생님은 마치 그 질문이 나올 거 같다는 듯 웃으며 대답한다.
"문화적 차이 때문이야"
"오래전부터 중국은 물이 귀한 시기가 길었고 어렸을 때부터 자주 씻으면 복이 달아난다는 말들을 많이 들어왔지"
"분명 지금 시대는 일반 가정집에 온수도 잘 나와"
"하지만, 습관, 문화 때문에 그런 거야"
"난 겨울에 보통 일주일에 한 번 씻어. 예외도 있겠지만 대다수가 그래" 라며 아무 일 아니란 듯이 말하였다.
순간 나는 만약 내가 "중국에서 태어났다면?" "이 사람들이 한국에서 태어났다면?"이란 생각에 휩싸였다.
우리는 태어난 곳의 문화와 관습을 전해 듣고 적응하며 살아간다.
어쩌면 내가 중국에 태어났다면 그랬을 지도..
그들이 한국에 태어났다면 매일 같이 몸을 씻었을 지 모르겠다.
그건 나름에 그들만의 이유가 있었던 것이었다..
그때 이후 나는 타인을 판단하기 전에 이유와 원인이 무엇일까 생각하는 습관이 생겼다.
인생의 길은 여전히 멀고 배울 것이 많고 납득하기 어려울 때도 많지만..
그래도 그 습관을 유지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