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 시절 항상 부모님이 학비를 내주시는 것에 익숙해졌던 나는 중국에선 내가 직접 학비를 내야 하는 상황에 맞닥뜨렀다.
학비를 내야 되는 순간이 올 때 막연하게 카드 결제든 계좌 이체든 하면 될까?
생각했는데 선배들은 내가 상상한 것을 벗어난 응답을 하였다.
"우리는 인제까지 학비, 기숙사비, 기타 물세 등을 다 현금으로 내왔어"
순간 나는 잘못 들었나 싶어 다시 돼 물어봤지만 그들의 대답은 한결같았다.
ATM에서 현금을 인출해 돈을 세서 직접 학교 국제교류처에 낸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조언도 덧 붙였다.
"ATM 하루 한도가 있어 2~3번 더 와서 인출해야 해"
그 말을 듣고 안 그래도 ATM에 갈 때마다 불안해했던 나는 돈을 찾는 사람이 아니라 누군가의 시선을 견뎌야 하는 사람이 된 기분이었다..
더욱이 한 번에 인출 가능 금액도 적어 여러 번 인출해야 했기에 학비 인출을 위해 ATM에 갔던 날들은 항상 긴장의 연속이었다.
혹시나 누가 보고 있을까 봐...
나는 ATM에서 인출한 돈을 주섬주섬 깊은 속주머니에 넣고 불안함을 가진채 기숙사로 달아나듯 달려갔다.
그렇게 기숙사에 재빠르게 도착하면 가지고 온 돈을 풀어 가짜돈이 있을까 일일이 돈을 세며 확인하였다.
여러 사람들이 오고 가는 ATM 기기 근처에서 일일이 가짜돈인지 확인할 여유와 용기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여길 졸업할 때까지 계속 이 행동을 반복해야 한다는 게 두려우면서 이해 어려웠던 나는 바로 유학원 관계자에 전화해 다른 방법이 있는지를 물어보았다.
그는 고개를 절레절레하며
"국제 송금도 가능한데 절차가 복잡해" "수수료도 꽤 들어" "현금으로 주는 게 가장 편한 방법이야"라며 나를 설득하려 했다.
정확하게 아는 정보가 없던 나는 의구심이 들었지만 달리할 방법이 없었다.
나중에 알았지만 학교가 유학생들을 받아들인 지 별로 안 됐고 시스템과 인프라가 잘 안 갖추어져 현금을 선호했던 것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나는 무턱대고 어떤 정보들을 알아야 하는지 제대로 알지 못하고 온 느낌이 강했었다. 하지만, 이것도 경험이었고 이런 세계도 있다는 것을 알았으니 그걸로 된 거지 않을까 스스로에 물어볼 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