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했던 중국 학생들, 그렇지 못한 나

by 팅커

내가 중국어 수업에 들을 때 유일하게 꾸준히 왔던 일본인 아주머니가 있었다.

그는 일본에서 영어를 가르치다 중국 땅에 일본어를 가르치는 강사로 왔다고 하였다.

다른 외국인들은 1~2번 하고 그만 중국어 수업에 더 이상 참여를 하지 않았지만 그는 적어도 일주일에 3번 정도는 오려고 노력하였다.


어쩌다 이 외딴곳까지 오게 되었을까?

어쩌면 그게 서로에게 공감대가 됐었나 보다.

그는 영어를 가르쳐 본 경력으로 나는 중국어를 거의 못 하던 시기라 서로 영어로 대화를 했다. 중국 가기 전 공부했던 영어가 조금이나마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그는 친절하고 붙임성 있었고 마침 내가 있는 외국인 기숙사 건너편에 거주하였기에 수업 끝나고 자주 같이 오곤 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자신의 학생들이 한국인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신기해하며 자신의 집에서 파티를 하자 제안했다.


파티 당일..

나는 긴장된 마음으로 그의 숙소에 찾아갔다.

누군가의 소개를 받고 동시에 여러 사람들을 만나로 가는 게 내 인생에서 처음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활짝 웃으며 나를 맞이해 주었고 그들은 이미 일찍 왔는지 여러 음식들을 준비해 놓고 있었다.

그들은 한국인을 처음 본다며 매우 신기해하며 나한테 이곳에 오게 된 계기, 자신이 본 한국 드라마에 대한 설명, 중국 생활에 대한 조언들 등을 마치 릴레이 하듯 질문하며 분위기를 띄었다.

좋은 취지로 시작한 파티였겠지만 나는 이런 상황이 솔직히 정신없고 목이 아플 정도로 말을 많이 해 힘들었다.


파티에는 흔히 술을 마신다는 말들을 많이 들었지만 술을 안 좋아하는 그의 취지 때문인지 비교적 차분하게 시간이 흘러갔었다.. 나 역시 술을 안 좋아하기도 했고.. 그렇게 시간은 몇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그 후, 그들은 파티가 끝나고 학교 한 바퀴 도는 산책을 제안하였고 나는 분위기 때문인지 승낙하였었다.

그들은 여전히 즐겁고 웃는 표정들이었고 공원에 있는 풀밭과 나무들이 아름답지 않냐며 묻는 그들은 당시 나보다 나이가 더 많았지만 정말 순수하다 느꼈다.


나는 이런 응답이 나올 거라 전혀 생각을 못해 얼버무리며 밋밋한 반응을 보였던 걸로 기억한다.

나는 그때 이후 방에서 혼자 곰곰이 생각했다.

이 학교 도는 것만으로 그들은 만족을 느끼는 걸까? 나는 솔직하게 여러 사람과 너무 많이 대화를 하고 정신없어 피곤한데..? 이미 10년이 훨씬 넘었지만 나는 종종 그 장면을 떠올린다.

공원을 걷던 그들의 표정과 반응들..


아무것도 특별하지 않은 학교 풍경을 두고 진심으로 “아름답지 않냐”라고 묻던 목소리..

어쩌면 그들은 풍경을 본 게 아니라 ‘함께 있는 순간’을 보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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