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처음 보는 사람이나 친하지 않은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누군가가 갑자기 말을 걸면 늘 당황했고, 그 상황이 편안하게 느껴진 적은 거의 없었다.
중국 난양에서 지내던 시절, 이런 상황은 더 자주 일어났다.
이 도시에서는 외국인을 거의 볼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내가 중국인이 아니라는 사실이 알려지면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말을 걸었다.
어쩌면 그것은 당연했을지 모르겠다. 이런 곳에 외국에서 온 사람이 있다면 충분히 호기심 넘칠만하니까..
어디서 왔는지, 한국은 어떤지, 왜 이곳에 있는지.
그들은 호기심이 많았고 대부분 친절했다.
하지만 나는 그 친절이 편안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식당에서 혼자 밥을 먹고 있으면 앞자리에 앉은 사람이 말을 걸었고, 버스나 기차에서는 옆자리 사람이 대화를 시작했다.
식당 주인은 내가 한국인이라는 걸 알면 계속 말을 걸었다.
어떤 유학생 친구는 이런 상황을 재미있다고 했다. 낯선 사람들과의 대화가 여행의 일부 같다고 했다.
하지만 나는 그 순간마다 대화를 이어가기보다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먼저 했다.
난양에서 나는 자주 생각했다. 왜 사람들은 낯선 사람에게 이렇게 쉽게 말을 거는 걸까.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질문은 조금 바뀌었다.
왜 나는 그렇게 쉽게 말을 걸지 못할까.
아마도 나는 사람들과 금방 가까워지는 사람이 아니라 천천히.. 아주 천천히.. 마음을 여는 사람이기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