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을 가든, 군대를 가든, 유학을 가든 그곳에는 먼저 와 자리 잡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자신이 모르는 것들을 정확하게 집어 가르쳐 주기도 하지만 그걸 빌미로 타인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쓰기도 한다.
어떤 성향을 가진 누구를 만날지 모르기에 랜덤의 확률에 맡긴 운의 요소라고 봐야겠다.
이 외딴 난양이란 도시에도 어떻게 이곳을 알고 왔을지 모르는 선배나 한국인들이 와 있었고 비슷한 현상을 놓고 각자가 다른 시야로 보거나 다른 생각을 내놓는 것은 이상한 게 아니었다.
모든 것이 다 기억에 나진 않지만 10년이 훌쩍 넘은 지금까지도 잊히지 않는 조언들이 선명하다.
1. 현지인들과 최대한 어울려라.
그들은 자주 이곳은 한국인이 특수성이 있다며 한국인임을 적극적으로 어필해 현지인(중국인)들과 어울리라 하였다.
일부러 약속을 잡던지, 책을 빌려달라 하던지, 숙제를 도와달라 하든지 어떤 식으로든 의도적으로 엮여야 한다는 것이었다.
어떤 선배는 중국인과 여러 번 연애해봤다며 마치 자랑하듯 입에 올린다.
2. 밖에서 한국인 티 내지 않기
어쩌면 그들은 안전을 위해서 그런 조언들을 했는지 모르겠다. 아무것도 모르는 외국인이 우왕좌왕하고 있으면 도와주고 싶어 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이용할 생각을 하는 이들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택시기사들은 외국인인걸 알면 기본 가격에서 높게 부르는 걸 주저하지 않았다.
나 역시 중국인이 아닌 걸 알고 태도가 달라지는 이들을 여러 번 보았기에 되도록이면 한국인이란 걸 드러내지 않으려 노력하였다.
3. 부르는 값에서 무조건 깎아라
한 선배는 이걸 철칙이라 생각하며 "중국에서 물건 값 안 깎으면 바보다"라며 웃으면서 말하곤 하였다. 일부 선배들은 그의 이러한 언행과 행동들이 과하고 지독하다는 말들도 하였다. 나 역시 그의 조언을 받들여 여러 번 시도해 봤지만 정작 내가 만족할 정도로 깎은 기억은 아무리 찾아봐도 거의 없었다. 어떤 상인들은 한 치의 양보도 없고 어떤 이는 일정 선 이상은 허락하지 않는다. 나 역시 시장에 나가 일일이 사람 붙잡고 언성 높이며 깎는 것이 편하진 않았다. 그 시절은 깎는 것도 사람 봐가면서 해야 하고 운도 있어야 한다는 걸 깨달았던 때였다.
종종 그때를 회상하면 나는 얼마나 지켰는가?를 생각해보건 한다.
그때 내가 더 어울리고 티 안 내고, 가격을 더 깎았다면 달라졌을까? 어쩌면 답은 없을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유학 생활을 경험해 본 독자들이라면 누구에게든 어디서든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라 생각이 든다. 굳이 중국 유학이 아닌 다른 나라에 유학을 가더라도..
사람 사는 것은 거의 다 비슷하니까..
그런데 10여 년이 훌쩍 넘은 지금 후회는 없다. 그것도 추억의 하나이자 일부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