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책선물 Feb 26. 2024

취업극한시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2024년을 맞이한 2030세대를 뭐라고 표현할 수 있을까?

취업극한시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이 말이면 충분할까.


너도 나도 대학을 나오는 시대를 지나서 이제는 대학을 나와도 취업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아 고난을 겪고 있다. 서울대를 나오든, 지방대를 나오든, 좋은 학과를 나오든, 대학을 나오지 않든 취업이 잘되는 길은 어느정도 정해져있는 것 같다. 언제나 망할 염려가 없으며 사람이 없으면 돌아가지 않는 곳, 사람들이 필요한 곳이다. 명문대에 애매한 문과학과를 나와서 어중간한 회사에서 특별한 기술도 없이 언제 잘릴지 모르는 불안감을 가지고 책상에 앉아서 불편하게 눈치나 보면서 사무직을 할 바에야, 중식을 하든 양식을 하든 한 분야에 요리를 잘 배워서 음식점에 취업을 하는 것이 훨씬 나을지도 모른다. 4년제 대학을 나와서 취업을 못해서 뒤늦게 여기저기 다녀보면서 내 자리가 어딜까 나는 어디를 가야 할까를 찾는 것 보다 일찌감치 전문대에 가서 병원에 입사할 수 있는 면허 하나 따 놓는 것이 더 마음이 안정될지 모르겠다. 참 복잡하고 이상하고 어려운 시대이다. 그리고 참 살기 어려운 극한시대다. 


물가는 또 어떤가. 몇 년 사이 배가 늘어서 최고치를 찍고있는 물가로 여러 회사에서 도시락을 싸와서 점심을 같이 먹는 문화들도 많이 생겨나고 있다고 한다. 일본처럼 우리나라도 결국 같은 길을 걷고있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들도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목이 졸려오는 시대에 취업극한위기를 맞은 것은 뉴스나 신문, 유투브에 나오는 사람들이 다가 아니었다. 나도 이 시대의 흐름을 고스란히 겪는 대상이 되었다.


나는 지방 4년제 대학교에 법학과를 졸업했고, 법학과에서 가장 성공할 수 있는 길인 로스쿨을 가지 못했다. 이 길이 아니라면 법학과를 졸업한 사람들의 경우에 감정평가사, 노무사 등등의 어려운 자격증을 따거나 또는 그나마 가장 무난한 길이라고 한다면 공무원 시험을 쳐서 합격을 하는 것이다.   

물론 로스쿨을 간다고해도 문제이긴 하다. 5년 이내에 합격하지 못하면 로스쿨을 간 것에 대한 의미를 찾기 어려워지게 될 것이니 그 또한 위기다.


아무튼 졸업 후 여러가지 일들을 해보면서 몇 년이 지났고 이제는 나이 30이 코앞에 와있는 나를 마주하게 되었다. 글을 쓰는 현재시점 만나이로 생일이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28살, 연나이로는 30. 30의 나를 마주한다는 것은 참 섬뜩하고 무서운 일이다. 30이 되면 왠지 나이에 걸맞는 사회적 입장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고 책임감과 부담감 그리고 이뤄 놓은 것이 없는 것 같은 그런 기분을 피하기 어렵다. 곧 가정을 이루어야 할 것 같고, 가정을 이루기 위한 경제적, 사회적 뒷받침들까지 해서 이 세대에게 참으로 잔혹한 일이다. 그리고 가정을 이룬다는 것은 그냥 쉽게 아무나 만나 이벤트성같이 결혼만 하면 되는 것도 아니니 말이다. 마치 이런 기분인 것 같다. 마라톤을 뛰고 있는데 앞부분에 페이스를 조절하기 위해서 살살 뛰다가 이제 본격적으로 속도를 조금 올리면서 그 속도를 유지하기 시작해야할 구간에 오게됐는데 속도를 올릴 기반이 없는 것이다. 그런 상황을 스스로 알고 느끼고 있으니 가고 있으면서도 막막한 것이다. 언제까지고 이자리 저자리 전전해가면서 살 수도 없는 일이니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