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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89년생의 평범하지 않았던 건강검진 이야기-2

이상지질혈증 feat 비대면진료

지난 번 간 때문에 너무 놀란 나머지 간이 떨어질뻔했기에 (껄껄껄) 다른 검사결과들이 막 눈에 들어오진 않았었다. 아무튼 내 간이 무탈하다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 다시 다른 결과들을 살펴보니 빨갛게 하이라이트 된 것들이 있었다. 

내가 고X 아니;; 고지혈증이라니!

고지혈증. 말 그대로 혈관 내 지방이 많다는 것이고 특히 나쁜 콜레스테롤로 알려져 있는 저밀도콜레스테롤(Low-density lipoprotein(LDL) – cholesterol) 수치가 249 mg/dL로 정상범위보다 매우 높게 측정되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총콜레스테롤양도 정상범위를 넘게 되었다. 나는 항상 건강의 아이콘이라고 생각했는데 36살이 되어서 그 타이틀이 깨져버린 것이다. 아쉬움보다 현실을 직시하고 증상, 원인, 개선, 치료를 검색해보는 대문자 T인 나였다. 사실 원인은 알고 있다. 지난번에 이야기 했듯이 나는 술을 너무 좋아한다…… 나중에 술에 대해서도 한번 글을 다뤄봐야겠다. 

아무튼 다행인 것은 아직 고지혈증만 확인되었고 다른 성인병(고혈압, 당뇨, 통풍 등등)이 확인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고지혈증만 초반에 잘 관리해 놓으면 건강한 노후를 아직은 꿈 꿀 수 있을 것이다. 라고 생각은 하고 있는데 병원 가기가 너무 싫다.

하지만 요즘은 비대면 진료가 활성화 되어있는 채첨단(?) 채신(?) 시대가 아닌가! 나도 이번에 처음으로 비대면 진료를 진행해보기로 마음을 먹고 닥터나우 라는 앱을 깔아 보았다. 뭐 별 생각 없이 선택한 앱이긴한데 비대면 진료 1위 앱이었다. 최근 대한민국 의료파업으로 인해 비대면진료가 다시 눈길을 끌고 있는 것 같다. 유행에 민감하지 않은 나조차 찾는 것을 보면 조만간 우리 삶에 더 가까워지지 않을까 싶다. 

앱을 실행하자마자 ‘보건의료 위기상황’ 이라는 문구가 제일 먼저 보였다. 위기이긴 위기인가보다;; 만성질환 탭에 고지혈증이 있었고 후기 많은순으로 정렬해서 가장 빨리 예약 가능한 병원 및 선생님을 선택했다. 역시 한국은 빨리빨리. 약 20분 후 비대면 진료 가능한 시간으로 예약하고 기다리고 있으니 곧 진료가 시작된다는 알람이 오고 안내 받은 번호로 전화가 왔다. 나 같은 경우 사전에 검사결과파일을 첨부해 놓았는데 의사 선생님이 잘했다고 칭찬해 주셨다 :) 그렇게 검사 항목에 대한 수치가 의미하는 것들을 설명해 주셨고 기타 다른 증상여부에 대해서 확인해 주셨다. 그리곤 두 달치 약을 처방해 주셨는데 두 달 동안 매일 먹고 꼭 반드시 병원에 가서 재검사를 받아야 된다고 당부의 당부의 당부를 해주시는 것 아닌가? 병원이 너무너무 가기 싫은 나머지 약을 4개월 안되면 3개월 치 약을 처방해 달라고 애원했으나 선생님은 단호하게 안된다고 하셨다 ㅠㅠ 그렇게 약 먹으면서 다른 증상 생기면 바로 연락달라는 마지막 멘트와 함께 비대면 진료가 끝났다. 동시에 사전에 등록한 결제방법으로 진료비 6400원이 결제되었고 처방전이 날아왔다. 교통비, 시간 절약한걸 생각하면 매우 합리적인 가격이었다.

방문했을 때 진료비가 궁금해지는 순간이었다

근처 약국에 재고 확인 및 처방전을 보내고 약국에 방문하니 모든 게 준비가 되어 있었다. 전문의약품이니 만큼 한 번 더 처방명이랑 도즈, 수량을 확인해 주셨고 결제만 하고 바로 약을 수령 할 수 있었다. 두 달 치 약값으로 21400원이 들었다. 내가 받은 처방약은 로바젯 10/5 정으로 식사에 관계없이 1일 1회 경구복욕하는 약이라서 언제 먹을까 고민을 살짝 했었는데 아침에는 이것저것 챙겨먹는 영양제가 너무 많았고 저녁에는 술ㅎㅎ을 마셔야 하니까 점심에 커큐민이랑 같이 먹기로 결정했다.

또 다시 돈 걱정(?)에 끄적끄적 실손 보험비 청구하려 알아보니 진료명세서, 세부명세서는 병원마다 주는곳 있고 안주는곳 있다는데 비대면진료 요약(23.12.15 고시) QA 6번에 


진단서 및 의뢰서 발급을 위한 비대면진료를 요청할 수 있나요?

• 각종 증명서(진단서 및 의료급여의뢰서 등) 발급은 대면진료를 통해 이루어져야 하며, 비대면진료를 통한 발급은 불가능합니다


라는 내용이 있기에 그냥 쿨하게 포기하고 약값만 청구하여 돌려받았다. 매번 보험료 낼 때마다 아깝다고 생각했는데 올해는 아주 쏠쏠하게 잘 쓰고 있는 것 같다. 그래도 앞으로는 쓸 일이 없기를 바라며 평범하지 않았던 건강검진 이야기를 마무리해본다. 이상지질혈증 개선여부는 기회가 되면 이어서 작성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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