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존재를 뛰어넘는 나무 읽기

by 김지숙 작가의 집

서론



사실상 전 우주적 몽상의 가장 적합한 기반이 되는 나무는 인간의 의식을 포착할 수 있는 길이요, 우주에 생기를 부여하는 생명의 통로이다.(자크 브르소, 나무의 신화 38쪽) 인간에게 있어 나무는 다양한 힘을 표상한다. 우선 죽음과 부활의 동시성을 지닌 예수의 나무십자가를 떠올릴 수 있다. 이는 선과 악을 상징하며 낙원으로 들어가는 시초이자 지상의 마지막 시간을 완성한다.

이슬람 문화권에서는 신비스러운 비밀의 나무, 축복받은 나무, 신의 이름들 중 하나를 올리브 나무가 상징한다. 불교에서 나무는 붓다가 수행한 보리수나무 그리고 사바세계의 포교생활을 끝내고 열반에 들었던 사라수나무를 들 수 있고, 무화과나무는 천국을 상징한다.

그리스 로마신화에 등장하는 나무로는 황금사과가 열리는 헤라의 사과나무를 들 수 있고, 여신 아프로디테에게 바쳐진 선과 악이 공존하는 불화의 사과나무를 들 수 있다. 『논어』의 ‘자한’ 편에는 ‘추운 겨울이 되어야 송백의 굳은 절개를 알 수 있다.’고 하여 절개와 우의의 상징물로 송백을 받아들이고 있으며, 김시습의 『금오신화』「만복사저포기」에서는 사랑의 서러움을 연리지(이웃한 두 나무의 가지가 맞닿아 생물학적으로 결합함)에 비유하고, 조선중기 기생 홍랑은 최창경에게 바친 시 속에서 신분을 초월한 사랑의 안타까움을 버들가지의 푸르름 속에 담아두고 있다.

그밖에도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담고 있는 단군신화 속의 신단수가 있고, 마을을 지키는 나무솟대는 지상의 소원을 하늘에 전하며 천상과 지상을 통하는 우주목으로 의미되기도 한다(주강현, 1996). 또한 시골의 마을 어귀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당산나무, 혹은 서낭나무는 숭배의 대상이 되는데, 이는 당수나무 안에 정령이 마을의 길흉화복을 관장한다고 믿어 제를 올린 것으로 보여진다. 또 정신분석에서 나무는 어머니와의 관계, 정신적, 영적 성장이나 사멸과 새로운 탄생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처럼 나무는 다양한 표상에 초점이 맞추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