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과 바다 사이

by 김지숙 작가의 집

하늘과 바다 사이



푸르고 푸른 것 사이에도

경계는 있는데

눈앞에 펼쳐진 오늘

바다와 하늘 사이에 경계가 없다


어디서 어디가 하늘이고

어디서 어디가 바다일까


오래도록 한 집에 살다 보면

너와 내가 한 번에 같은 말을 하고

오래 만나다 보면

우리가 같은 시간에 잠이 든다


경계가 없어지는 것은

사이가 좋아지는 것일까

거리가 더 멀어지는 것일까



경계가 없다는 것에 대하여

오늘 아침 바다는 조금씩 다른 푸른 띠를 두르고 깨어났다 하늘도 바다와 꼭 닮은 푸른색을 마치 데칼코마니처럼 경계가 없이 접혀 있다 자연 속에서 잠들고 아침을 맞는다는 것은 축복이다 이른 아침 새소리가 경쾌하다 가장 먼저 일어난 저 새의 자신감 넘치는 당당한 소리에 다른 새들이 잠이 깨는지 하나 둘 소리를 낸다

나도 일어났어 나도 일어났어 그렇게 신호를 보내고는 떼로 몰려다니며 여기저기에 앉고 날며 노래한다 푸른 바다 사이에서 붉은 해가 떠오른다 붉다기보다는 붉은 주황에 가까운 맑은 기운이 들어 있다 문득 바다와 하늘이 경계가 없는 모습들을 보면서 관계를 생각한다

엄연히 다른데 닮았다 하늘과 바다가 같은 점은 넓고 광활하고 속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하늘이 파란 것은 태양이 발산하는 여러 빛이 공기 중 산소 질소 등과 같은 여러 기체 분자와 상호작용하면서 파란빛만 반사하여 흩어지기 때문이다 이로써 파란빛이 가장 많이 눈에 들어오면 파랗게 보인다

그런데 바다는 왜 파랄까 파란빛은 다른 빛에 비해 잘 흡수되지 않고 물속을 통과하면서 플랑크톤의 수 햇살의 강도 하늘색의 밝기 밑바닥에 부딪히는 갇도 바라보는 사람의 시각각도에 따라서 다시 바다 밖으로 나가게 되고 이를 본 사람들의 눈에 파란색으로 인지된다 배가 지나가는 자리에서 이는 파도의 거품은 자잘한 거품의 방해로 바닷속으로 들어가지 못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하얗게 보인다

노을의 원리도 이와 같다 때로는 경외감을 때로는 신비로움 환상을 자아내는 변화무쌍한 바다 한순간도 같은 얼굴을 하지 않는 바다나 하늘의 모습은 끝이 없는 변화의 힘을 가졌다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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