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by 김지숙 작가의 집

마음



마음은 다 보이지 않아

잎사귀에 닿기만 해도 반짝이는 빛

저절로 소리 내는 새들의 지저귐

고요를 뚫고 다가오는 울림

작은 음성에도 실려오는 세월

홀로 눈 든 밤에 들려오는 바람소리

빈 공터의 아이들 소리

갯벌의 명아주 퉁퉁마디 수송나물 번행초

출렁이는 바다의 설렘에 담겨

천천히 때로는 급하게

파도처럼 밀려왔다 밀려가는 것



사람의 마음을 말로 하면 왠지 그 가치가 사라지는 것 같다 그렇지만 상대가 말을 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이 마음이다 나는 하지 않으면서 알아주기를 바라고 상대는 하지 않는다고 투정이다 그게 마음인 것 같다 말하지 않아도 다 알 것 같다는 그 생각이 마음이다

마음을 내어 주는 것은 그에 상당하는 상처도 받겠다는 약속은 아니다 하지만 사람들 사이에서는 대부분 그런 상황이 만들어진다 그래서 상처가 많은 사람들은 쉽게 마음의 문을 열지 않는다 내가 내어준 마음 같은 그 마음을 받고 싶지만 그렇지 않으면 문제가 생긴다

왜냐하면 상대가 그 마음을 받으면서 그런 약속을 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늘 받는데 익숙한 사람은 사소한 마음이나 배려에 익숙하여 귀하게 여기지 않고 당연하게 여긴다 그래서 상대의 마음을 읽으면서 자기의 마음을 내어주는 정도를 조절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오랜 세월 지내다 보면 이심전심이 되기도 하고 그게 되지 않는 관계는 무너져 더 이상의 마음이 지나가는 길을 만들지 않기도 한다 마음이 말라버린 관계는 더 이상 어떤 의미도 없다 가가운 사람이라도 저절로 마음이 가는 사람이 있고 의도적으로 멀리 하게 되는 사람이 있다

사람다운 말을 하고 서로에게 상처가 되지 않는 유익한 존재라면 더 말할 나위가 없다 하지만 살다 보면 사람들은 참 노골적으로 자신에게 물질적으로 원하는 바의 이익이 오지 않으면 그간의 마음이 오고 간 것에 개의치 않고 단칼에 거절하는 경우를 가끔 본다 거절을 가장 잘 배우고 활용하며 사는 것 같다


사람의 마음도 파도처럼 밀려왔다가 밀려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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