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무허가 집 새들은/철거반이 내젖는 팔에 밀려 떠나고 남은 새들은 뒤에서 /온 몸을 흔들었다/청명한 가을의/푸른 하늘 밑에서 //리어카에 봇짐을 싣고/봇짐위에 새끼새를 태우고 /흔들흔들 산길을 내려가는 새들도/단풍든 손을 흔들었다
-감태준 <떠돌이새․7>일부-
② 고기도 떠나가고/사람도 떠나가고/들판마저 죽어가는 온산 땅/<중략>/땅의 그리움/인간의 그리움/아아/인간의 땅 온산/죽음의 땅 온산
-정인화 <온산땅 그리고 내 친구 상화>일부-
③ 등이 굽은 물고기들/한강에 산다/등이 굽은 새끼들 낳고/숨막혀 헐떡이며 그래도/서울의 시궁창 떠나지 못한다/바다로 가지 않는다/떠나갈 수 없는 곳/그리고 이젠 돌아갈 수 없는 곳/고향은 그런 곳인가
-김광규 <고향>일부-
⑤귀기울이면 저 강 앓는 소리가 들려 오네//신음하고 있는 700리 낙동강/<중략>//아무것도 없네 그날의 기억을 소생시켜 주는 것이라고는/나루터 사라진 강변에는 커다란 굴뚝의 도열 천천히/검은 연기를 토해내고 있네 천천히/땅이 죽으면 강도 따라 죽을 테지 등뼈 휜 물고기의 강/대지를 버린 내 영혼이 천천히 황폐해 가듯//<중략>//내가 세제를 멋모르고 쓰는 동안 거품을 물고/ 내가 폐수를 슬그머니 버리는 동안 거품을 물고/신음하는 강 그 새 그물고기들 다 어디론가 떠나/내 발길 바다에 잇닿는 곳까지 왔네 낙동강구/을숙도를 보고 눈감고 마네 삐삐삐 삐리삐리 뽀오르르 뽀르삐//눈감으면 바다직박구리 우는 소리가 들려오네
-이승하 <돌아오지 않는 새들을 기다리며>일부-
⑥숭어 장어 망둥어 뛰던 곳/발로 더듬어 참게도 건져냈지/비행장 폐수에 썩다 고약처럼 말라붙은/앞개울 건널 때면 온몸이 저린다/<중략>/밴댕이 황새기 잡치새끼들만/뒤틀리고 오그라붙어 널려 있구나/고향 사람들아/우리들 철없이 머리통을 둥굴리던/그 고운 모래밭까지 파헤쳐 팔아먹은 사람들아/황폐 이 마을 고샅길 위에/우리들 오늘 무심히 남기는 발자국/알기나 하느냐 이 모두가/씻지 못할 죄로 찍는 발자국이다
-심호택 <앞개울 건널 때면>일부-
감태준의 <떠돌이 새․7>에서 화자는 ‘무허가 집’에서 살고 있는 도시 소시민들이 자신의 삶의 터전을 잃어버리고 다른 곳으로 떠나는 모습을 새의 모습으로 비유해 놓았다 현대사회 속의 고달픈 소시민의 삶과 거대한 경제규모 속에 자리 잡지 못하는 나약한 자신을 떠돌이새에 비유하여 동족애를 느끼기에 이르는 화자를 통해서 하찮아 보이는 새와 더불어 도시소시민이 살 곳을 상실한 사는 점에 대한 공동의식 동질의식을 찾아 볼 수 있다
생존의 위기 속에서도 생명을 이어가려는 삶의 영속성을 표방한 시들이 있다 자연은 개발이라는 미명아래 훼손되어 가고 있으며 물 고기 나무는 죽고 세상은 황폐한다 사람들은 자연환경오염과 공해문제 등으로 평화를 잃고 죽음을 향해 항진한다 인간의 해악은 이미 자연이 그 자정능력을 잃게 만들었다 물 공기 땅뿐만 아니라 인간 스스로도 스스로를 훼손하는 상황을 만들어 간다 오늘날의 자연환경은 파괴되고 황폐화되어 가는 가운데 급기야는 죽음을 느끼게 되는가 하면 생명에 대한 절멸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들 시 가운데 정현종의 <들판이 적막하다>에서의 화자는 들판이 적막함과 메뚜기 소리절멸(絶滅)로 생태계가 이상하다는 점을 느꼈으며 생명 황금고리가 끊어졌다 하여 생태계 먹이사슬에 대한 우려와 함께 자연스러운 생태계 모습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된다 화자만 화자는 자연스러운 삶의 모습을 지켜내지 못함을 우려하고 이를 불길한 고요로 표현한다 생명공동체 의식이란 인간과 자연이 화해로운 삶을 영위함이 목적이며 파괴된 자연환경 속에서 결국 인간은 살아 갈 수 없다고 의식한다 이는 자연 생명 하나하나를 사랑하는 마음을 기저에 두고 있으며 결국에는 인간 사랑으로 이어지고 만다 이는 환경위기 의식이 고조되는 요즈음 자연과의 공생을 추진해야 만이 조화된 삶을 실천할 수 있는 의식과 같은 맥락에 놓인다 생명체는 상호 연관성 속에서 그 삶을 영위해 나아간다 인간도 자연 속에 존재하는 생명체 일부이며 이러한 인간이 생명 공동체 속에서 원만하고 조화롭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전 생명체와 화해하는 가운데 가능해진다
지역공동체는 무정형적인 선을 따라서 그 경계가 확정된다(Freilich "Toward an Operation of Commuity" p 117-) 이렇게 경계가 확정된 사회공동체는 특정적인 주제와 유형에 따라 공동체의 적절한 수준에서 상호작용을 하게 된다 이는 개인과 집단 간의 작용이 되기도 하고 개인과 개인 간의 작용이 되기도 한다 개인과 집단 혹은 개인과 개인 간의 작용은 경쟁 갈등 협동 등의 과정들로 이루어지며 그 하위갈래에는 적응 융화 동화 등이 작용한다 공동체의식은 자신이 속해 있는 공동체 속에 쉽게 동일시 할 수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만 일어난다
심호택의 <앞개울 건널 때면>에서나 김명숙의 <매향리 사람들>에서는 인간이 파괴된 삶을 살아가는 일상을 사실적으로 표현한 보고서 형식의 시라 할 수 있다 특히 매향리 사람들에서는 쥐새끼도 없는 마을 돌연변이의 땅 200여 주민 중 28명이 자살한 곳 전투기 소리 포탄 떨어지는 소리에 시나브로 미쳐 부화도 할 수 없는 곳 집중 사격장 농섬은 곧 사라질 거라는 점을 들어 화자는 매향리 사람들이 당하는 부당함 인간으로서의 기존 생존권리 마저 박탈당하는 삶의 고통들을 적나라하게 전달한다 이 시의 자연은 파괴되어 온전치 못하며 그 속에서 살아가는 생명체들 역시 삶을 영위할 수 없을 만큼 파괴되어 자연본연의 상태로 되돌아갈 수 있는 가능성을 상실한 지는 이미 오래이다 화자는 새 천년 똥개라도 한 마리 키워 두런대며 살고 싶다는 오염되지 않은 순수한 옛날의 자연으로 되돌아가고 싶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