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감기」
사람들은 물고기 우산을 쓰고
유령 같은 어둠은
침침한 바퀴소리를 접었다 펼쳤다
<중략>
그림 없는 액자 밖에는
부엉이 날개 모양의 이파리가 내려다보고 있다
죽은 사람의 전화번호처럼
납작해진 길고양이
바닥을 할퀴고
물의 무덤으로 끌려간 두 개의 발
붉은 웅덩이를 이어붙인 검회색 하늘
구름은 내가방으로 흘러들었다
목쉰 소리를 내며
축축한 시간은 강으로 버려지고
나는 물의 얼굴을 빠져나가자 못했다
현기증 나는 약봉지는 흰죽처럼 번졌다 일부
토도로프는 환상성을 괴기성와 경이성으로 나누고, 괴기성은 다시 순수한 괴기성uncanny과 환상적 괴기성fantastic uncanny 경이성은 환상적 경이성fantastic marvelous과 순수한 경이성marvelous으로 나눈다 현실의 법칙을 위반하지 않고 기술된 현상을 설명하면 괴기성étrange이고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새로운 자연법칙을 인정하면 경이성merveilleux이 된다 시「여름 감기」일부분에서는 괴기에 가까운 환상성을 드러낸다
유령 같은 어둠 침침한 바퀴소리 그림 없는 액자 밖 죽은 사람의 전화번호 무덤과 같은 표현에서는 음침하고 불길하며 부정적인 시간성과 공간성을 드러낸다 이 시에서 환상성은 사실성을 위배하며 광기와 착란을 이용하는 모호함을 의미한다
물고기 우산 붉은 웅덩이 검회색 하늘 목쉰 소리 축축한 시간 등에서는 괴기한 공간적 이미지를 지닌다 이 시에서는 자연 법칙만 아는 사람이 초자연적 사건에 직면해 경험하는 망설임으로 초자연적 현상과 현실과 상상 사이의 망설임으로 규정하는 환상성이 나타난다. 현실인 것 같지만 현실은 아닌 그렇다고 비현실도 아닌 음침하고 불안한 그리고 습한 환상적 괴기성을 지닌 초자연성을 드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