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상진론 「별빛에 따라 달라지는 인상파 그림처럼」

by 김지숙 작가의 집

「별빛에 따라 달라지는 인상파 그림처럼」



너는 꿈에서도 죽지 못했네

아무르비단벌레

사랑이란 방부제가 들어가지 않은 빵과 같아

시간이 흐르면 변해가지만

이 지상에서 사라지지 않는 너의 빛

깊은 잠속에서 날아오르고

한줄기 바람은 별빛을 흔들어 깨우네

경주박물관 말안장에 박혀 있는 날개

못자국 아래서 숨결처럼 흔들리는데

아무르 아무르

어느 사냥터에서 말발굽소리

두근거리며 먼 그대에게 달려갔을까

녹청처럼 얼룩진 시간

축축한 어둠은 별빛을 빨아들여

팽나무 톱밥 사이에서 날개를 만들었지

죽고 또 죽어서 잘려 나간 날개들

깨어나지 못한 채

가늘게 떨고 있는데




니체는 예술이라는 매개를 거치지 않고 그 자체로 표출된 자연적 예술 상태를 꿈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꿈은 전승 변형 해체 보충과 같은 다양한 양식을 더하면서 작품화되기도 한다 이러한 꿈의 표현 양식은 Bono의 뒤집어 생각하기처럼 창의적 발상을 의미하는 부분이 있는데 그것은 수평적 사고의 유효한 방법으로 사물의 관계를 의식적으로 뒤집어 새로운 관계를 찾아내는 시야를 택하게 된다

즉 기본적 사고의 전환 변환으로 경직된 사고와 언어에서 벗어나게 된다 시「별빛에 따라 달라지는 인상파 그림처럼」에서는 꿈 박물관 팽나무 톱밥 사이라는 몇 개의 공간을 넘나들면서 환상성을 확장한다 화자는 박물관 유물 속의 아무르비단벌레를 발견하고는 마치 꿈을 꾸듯이 역사적 현장 속으로 몽환적 상상력을 펼쳐 들어간다

이러한 시각은 사물을 주어진 관점에서만 바라보기보다는 다각도로 전환하고 변환하는 한편 다면적 유연성을 지녀야 비로소 가능하다 그 과정에서 경이로운 상상력 발현 또한 가능하다 동일어에서 유추되는 아무르(사랑)이라는 새로운 관계를 열어놓고 말안장위에서 사랑하는 이를 향해 달려갔을 과거의 한 남자를 떠올린다

이러한 공간의 이동과 공존은 몽환적 상상력을 동원하여 미지의 세계로 향한다 따라서 유사 어휘로 열어가는 시공간 넘나들기에서는 다양한 사고의 방향을 여는 다층적 사고의 유연성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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