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평론 미완의 기억 ⌜마음의 숙제⌟2
이 작품의 등장인물들은 우리가 완성하지 못한 추억과 마주하면서 간직한 문제들을 해결하려는 방안을 주제로 삼는다 선뜻 아픔과 상처를 들추지도 그래서 더욱 해결하지도 못해 앞으로는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한다 사람들은 아픔 상처 사고 등으로 발생한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 과거를 받아들이고 이해하고 기억에서 벗어나려는 수순을 밟는다 우리는 자신의 문제를 벗어버리지 못하면서 그 문제에 갇힌 채 그 자리에 오래 멈춰 있기도 한 것이 이때문이다
13년 전 수련회에서 호선에게 마음을 고백한 이경의 회상장면으로 시작된 이 작품은 호선의 답을 듣지 못한 채 학창 시절이 끝난다 왜냐하면 호선이 수련회 후에 행방불명이 되었기 때문이다 호선에 대한 간절한 마음을 지닌 이경은 호선의 손길이 닿은 그 무엇이라도 보면 울고 그의 책상에 걸터앉아 생각하며 나날을 보내고 30살 이경은 집안 사정으로 홀로서기를 하는데 형편상 집세가 싼 흡혈귀 마을 이원동에 이사 온다 거기서 13년 전 짝사랑했던 유호선을 만난다
13년 전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호선이 흡혈귀라는 사실에 이경은 당황한다 여기서 흡혈귀는 보통 사람처럼 산사람들과 더불어 살고 있고 죽을 당시의 모습으로 살아간다 이 설정은 현실성이 없는 환상성을 지닌다 하지만 흡혈귀는 마음의 상처를 안고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가는 자를 상징하며 이경이 살게 된 이원동은 사람과의 관계에서 마음의 상처를 지닌 자들이 모여 사는 곳을 상징한다
제목에서 보듯이 산자는 산자대로 죽은 자는 죽은 자대로 각자의 마음에 숙제를 안고 있다 동생 뒷바라지에 상경했다가 흡혈귀가 된 여음과 그것이 미안한 채 늙어가는 여경 호선을 살리기 위해 흡혈귀로 만들어야했던 봉원 갑작스레 사고를 당해 사랑하는 사람들을 떠난 호선 그리고 13년 동안 마음속에 쌓인 채 이경을 괴롭혀 오던 실종된 호선에 대한 마음의 숙제들을 풀어가는 방식이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