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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평론
미완의 기억 ⌜마음의 숙제⌟3

by 김지숙 작가의 집

웹툰 평론 미완의 기억 ⌜마음의 숙제⌟3

우선 주인공 세 사람의 관계를 들여다보면 이경은 호선과의 관계 엄마에 대해 지나치게 화를 내는 관계 그리고 호선과의 관계를 풀어내기 위해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는 봉원에 대한 세 가지가 마음의 숙제로 자리 잡는다 이경은 보이스피싱 전화를 받고 엄마에게 전화로 확인하려 하지만 오랜 시간 후 통화하면서 무력하게 기다리는 게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인지 아냐(11화)고 엄마에게 화를 낸다 엄마를 염려하는 마음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다 스스로 제어하지 못하는 감정은 매번 같은 상황이 오면 화를 내는 분노조절장애가 드러나지만 이는 엄마에 대한 사랑의 표현방식이다

엄마에게 적은 돈을 보내지만 엄마는 그 돈을 받기가 마음 아픈지 너부터 챙겨 네가 뭘 해 주지 않아도 곁에 남을 사람은 남아 있어 라고 하여 마음의 짐을 풀게 된다 보이스피싱이라는 현실적인 사안에 접근하는 방식이 진정성을 갖는다

모든 관계를 해결하는 실마리는 원인의 소멸(decay)에 있다 그리움은 나이를 먹지 않아 사람이 아니어도 좋아(2화)라고 하여 호선과의 만남을 갈망한다 호선을 잊지 못하는 이경이 성인이 된 후에 어린 호선을 만나지만 그럴 수 없는 점을 자각하는 과정에서 봉원이 등장한다 미완성의 마음은 완성으로 넘어가는 시점에 봉원을 향한 마음으로 대치(displacement)된다 즉 처음의 마음자리에 있던 호선은 밀려나고 봉원을 향한 새로운 마음들이 대치되면서 호선과의 관계소멸이 봉원과의 관계형성으로 나아가고 세 번째 마음의 마음의 숙제에서 벗어난다

호선의 마음의 숙제는 엄마와 이경 그리고 봉원과의 관계이다 수련회날 옷으로 인해 생긴 엄마와의 갈등을 해결하지 못한 채 죽어버려서 더 이상 마음의 숙제를 해결할 수가 없고 이 시점에서 이경의 제의한 만남에 대한 답을 하지 못한 마음의 숙제 그리고 이 모두가 청산되는 과정에 봉원이 있고 소리와의 새로운 관계를 정립하는 것이 호선의 마음의 숙제이다 이 첫 번째 마음의 숙제에서 벗어나는 일은 엄마와 만나서 사과를 하고 마음의 짐에서 벗어나는 일을 기대한다 마음을 설레며 늙은 엄마를 만나 수련회날 아침의 일을 사과하고 돌아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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