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의 방어기제 回感

강정화론

by 김지숙 작가의 집

강정화론 외로움의 방어기제, 回感

강정화 시집 「청하 강강술래」





인간의 정서란 생리적 변화를 기본으로 인지적 사회적 문화적 요소에 따른 경험들이 행동으로 나타난 내적 결과물이다 이 정서는 현재 처한 상황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동시에 이에 대처하는 능력을 제공하는 한편 효과적으로 자신과 타인의 관계를 조절하는 상호작용으로 나아간다

시인의 경우 자신만의 정서는 시에 그대로 전달되고 독자는 그 시에서 시인의 내면적 정서를 그대로 느낀다 한편의 서정시에는 그 만의 고유한 정서가 있고 그 점이 가슴에 와 닿는다 강정화 시인은 패기만만하다가도 금세 그리움을 감당하지 못해 퉁퉁 부은 눈으로 날밤을 지새우는 내유외강한 시인이다 그를 알고 지낸 십년 세월동안 한결같은 점은 누구도 따라가지 못하는 그 만이 지닌 삶에 대한 열정이다

시집 『청하 강강술래』)는 강시인이 상재한 12번째 시집이다 뿐만 아니라 산문집 『새벽을 열면서』 (1994)외에도 산문집 두 편과 논문집 두 권을 상재한 시력 30여년에 이르는 중견 시인이다 그의 시집에 드러나는 주제는 대체로 고향에 대한 그리움 유년으로의 회귀 그리고 부성애 남녀 간의 사랑 등 다양한 사랑이 자리잡았다 시의 주제는 현재 외로운 삶에서 오는 자기 방어기제로 행복했던 과거의 순간을 떠올리는 과정에서 현재의 심리 상태를 보상받으려 한다 첫 번째로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노래한 시편들이다



어린 시절 고향 등지고

낯선 도시에 삼십 년 살고도

타고난 촌티 벗지 못한 채

도시 바람에 닭살 돋는다

메마른 인정에 정이 안가

외로움에 몸살 앓으며

당의정 해열제도 소용없는 날

남모르는 비밀 통로인 오솔길 따라

한동안 잊었던 고향 찾아 가리라


집 앞 키 큰 미루나무 베여지고

정다운 동무 간 곳 몰라도

변함없는 월포리 파도 손짓하고

은은한 보경사 풍경소리 반기는 곳

아직도 고향 마을 지키는

해묵은 송림의 청아한 바람소리

오늘도 들판까지 바람 마중 나오고

물 맑고 인정 질펀한

내 고향 청하로 달려가리라

-「외로운 날에는 • 1」



누구나 고향은 꿈에서도 쉽게 잊히지 않는 그리움의 원형 이미지로 자리매김되고 있다 일반적인 삶의 원천이 되는 고향은 때로는 자아 발견의 모태가 되기도 하고 현실의 고통에서 벗어나려는 회상은 화자의 유토피아적 공간이 되기도 한다 회상의 감정은 생의 회고 과정으로 그간 살아온 인생을 되돌아보는 내적 경험에 해당되며 비선택적이며 자연발생적 정신활동이다 인성에 따라서는 마치 그림을 그리듯이 과거가 재건되는 과정을 겪는다

이러한 회상은 스스로의 외로움을 경감시키고 내적 갈등을 해결하며 위기에 대한 적응력을 증진시키는가 하면 자아 존중감을 증가시키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지니는 반면 비자발적 상황에서는 후회 걱정 슬픔 우울 등의 부정적인 측면을 지닌다 「외로운 날에는•1」에는 화자가 메마른 현실을 살아가면서 외로움을 견디기 힘들어 그 해결책으로 마음은 고향으로 달려가 위로 받고 싶은 열망이 담겼다

시의 심리적 배경은 외로움을 심하게 앓는 시점으로 외로움을 타는 외부 공간과 그것을 해소하기 위해 회감으로 진입하는 내부 공간을 연결하는 매개체는 바로 오솔길이 된다 자신만이 아는 비밀통로인 오솔길을 달리면 화자는 과거 자신이 존재하던 곳에서 변함없이 서 있는 자연들을 떠올린다 그의 시에서 다루어진 시의 소재들은 대체로 향토적 정서와 연결된다

그래서 어떤 소재든 그 자체를 하나하나 떼어 놓고 생각하지 못하며 이한 소재는 화자의 정서와 유관하다 특히 미루나무 월포리 송림 등은 화자의 머릿속에 언제나 고향을 떠올리는 매개가 되고 고향에 가면 자주 접하는 소재이자 장소이다

고향에 대한 절실한 그리움은 자기 위안처를 찾고 화자와 유기적 관계에 놓여 대상이 눈앞에 바로 보이는 듯 표현하여 마치 자신이 이미 그곳에 존재하고 그곳의 자연과 소통하는 모습을 보인다 결국 화자는 자신이 외롭다고 판단하고 고향으로 달려가는 심리적 행동을 취하는 과정에서 외로움을 벗어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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