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의 방어기제 回感

강정화론

by 김지숙 작가의 집

문학기행 길따라 들린

향 짙은 허브농장

향기들의 변신에 자지러져

뜻밖에 고향집 뒤뜰 박하향 만나 멈춘 발길

밍밍하던 계절 끝자락

오래 잊고 있었던 청보리 순같이

설익은 수줍음과 까칠했던 숫기로

비틀거리며 무지개 따라 둥둥

꽃구름 위 거닐던 고향 향기

몽환의 짙은 향기 실려 넋 잃고

철없어 놓쳐버린 실타래 잡고서

허물어진 우물 속에 빠진

켜켜이 잠겨 있던 눈물 머금은 의식들

하나 둘 건져 올리는 순간

소중하고 아까운 사금파리로

퍼즐 맞추듯 인연의 접착제 눌러

다시 덧칠하듯 때늦은 뉘우침으로

고향집 뒤뜰 박하 향기 어찌 잊으리

-「박하향기」



인간은 자신의 다양한 욕구를 채울 여건을 갖출수록 만족도가 높다 설사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킬 외부적 요인이 있다고 해도 그것이 꼭 행복과 직결되지는 않는다고는 한다

행복은 욕망의 충족 여부에 달려 있기보다는 자기의 현재 상태를 기준으로 대상을 비교하여 긍정적인 결과가 산출될 때에만 더 행복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욕망이 충족되면 그것에 익숙해져서 행복감을 못 느낀다 행복을 느끼는 데 일정한 법칙이 있는 것이 아니라 개인차가 있고 진행형이라 조건 지울 수 없다

「박하향기」에서 화자는 허브 농장에서 우연히 박하를 보면서 그간 잊고 지내온 지리적으로 먼 거리에 있는 고향집 뒤뜰의 박하 향기를 떠올린다 그리고 그 향기에 어느덧 현실을 망각하고 과거의 추억 속으로 빠져들면서 비틀거리며 무지개를 따라 고향으로 향한다 즉 화자의 외부 세계와 내면 세계를 잇는 몽환의 짙은 향기인 박하향기로 본래의 자신으로 되돌아가는 과정에서 철없던 시절 놓쳐버린 많은 꿈들을 후회한다

그리고는 그것들이 때늦은 뉘우침과 같은 실현 불가능한 일이었다는 점을 확인하고는 추억의 한계를 깨닫는다 화자의 회감은 박하 향기를 계기로 나타나며 그리움이라는 따뜻함으로 되새기는 동시에 현실의 공간에서 벗어나 잠시 고향의 아름다운 토속적 공간으로 회귀하여 평화를 맛본다 두 번째는 사랑에 관련된 시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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