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운
이른 봄날
앞집 순이는
옥양목 치마저고리 빨아
가지런히 널어두었다
해 들자 슬쩍
색동옷 차려입은 구름
오래전에 쓴 <무지갯빛 채운>에 관한 시이다
우연히 바라본 하늘에서 채운을 만난 후, 종종 하늘을 바라기를 즐긴다 툭 트인 넓은 장소에 가면 특히 그렇다 바닷가나 강가에서 채운을 자주 본다 그리고 채운을 본 기억으로 기분이 좋아진다
하늘은 단 한순간도 같은 모양을 하지 않는다 구름을 동반한 까닭이리라 그런데 여러 구름 가운데 나는 유독 채운을 좋아한다 단순히 색을 지닌 구름을 말하는 게 아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흔히 채운을 구름이 해를 받아 붉은색을 띠거나 혹은 비를 머금어 회색빛을 띠는 것으로 여긴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채운은 무지갯빛을 띠는 신비스러운 기운을 가진 구름이다
무지갯빛 채운은 해와 30도 각도나 그 이상 떨어진 곳에서 볼 수 있으며 권적운 권층운 고적운 등의 일부분으로 해의 회절 현상에 온다 구름의 크기나 구름의 분포 상태에 따라 색이 변한다 한번 이 무지갯빛 채운을 보고 나면 그 매력에 빠져 자주 하늘을 바라보게 되고 채운을 기다리게 된다 꼭 좋은 일이 기다리는 것을 암시하는 기분이 든다
냉각된 물방울이 햇빛에 굴절되어 나타나는 직선을 띠는 채운은 일반 카메라로 찍어도 잘 찍히지 않는다 때로는 짧게 때로는 길게 구름 사이에서 언뜻 보이는 이 채운을 보면서 여러 번 사진을 찍었지만 렌즈가 바라본 채운은 내가 바라본 무지갯빛 채운과 달랐다.
렌즈가 바라보는 사물은 사람의 눈과 다르다는 것을 그때 느낀다. 더 좋아 보이게도 비현실적이게도 보이는 것이 렌즈이기도 하다 그래서 렌즈가 아니라 나의 눈으로 보고 생각에 담고 기억하려고 한다
하늘에 떠 있는 무수한 구름 가운데 무지갯빛 채운을 만나는 것은 수많은 클로버 중에서 네 잎 클로버를 만나는 행운보다도 더 짧고 짜릿하고 가슴 설레는 일이다. 이곳에서도 가끔 채운을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