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 「십자가」

행복이란 무엇인가

by 김지숙 작가의 집

쫓아오던 햇빛인데

지금 교회당 꼭대기

십자가에 걸리었습니다.

첨탑(尖塔)이 저렇게도 높은데,

어떻게 올라갈 수 있을까요

종소리도 들려 오지 않는데

휘파람이나 불며 서성거리다가,

괴로웠던 사나이,

행복한 예수 그리스도에게

처럼

십자가가 허락된다면

모가지를 드리우고

꽃처럼 피어나는 피를

어두워 가는 하늘 밑에

조용히 흘리겠습니다

-윤동주 「십자가」



최대다수 최대행복이라는 말은 공리주의를 대표하는 말이다 즉 최대다수가 최대 행복하면 그것을 선으로 여지는 정의로운 행동하는 것이다 공리功利주의는 행복이라는 척도를 사용하여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

결국 가장 좋은 결과를 불러올 행동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행복을 극대화하는 이 상황주의는 그때 상황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공리주의는 개인의 자유와 행복을 보장하는 자유주의 민주주의와도 부합되고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하는 공리주의는 현대사회에서 쉽게 납득이 가지 않을 수 있다

윤동주의 시 「십자가」에서의 화자는 보다 더 큰 일을 하기 위해 하나님을 떠나야 하는 고통이 오히려 행복이라는 자학적인 내용을 읽을 수 있다 이들은 시의 화자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자신은 괴롭더라도 기꺼이 그 고통을 행복으로 여긴다는 자학적인 자세를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예수 한사람의 희생으로 하나님과 연합하여 죄와 죽음에서 완벽하게 인류를 구원한다는 대속의 값을 고 세상을 구원한 의미와 시의 화자가 자신을 그와 같은 논리로 피의 대속을 바라며 나라가 독립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다르지 않다

그럼에도 화자는 그러한 희생을 행복으로 여기며 기꺼이 자신의 목숨을 내어 놓고자 한다

이러한 삶의 자세는 공리주의적 희생양의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으며 공동체의 이익에 부합하는 의 자신의 희생을 행복으로 여기는 마음이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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