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파해파랑길 35-36 구간
해파랑길은 동해해변을 벗 삼아 걷는 총 50구간에 이르는 걷는 여행길이다 동해의 해와 바다의 파란색 그리고 함께 한다는 랑이랑 어휘들을 조합해서 만든 길이다 부산 남구에서 1코스가 시작되어 강원도 고성에 이르는 50코스에 이르기까지 최대한 바닷가로 붙어서 걸을 수 있는 길을 찾아 걷게 된다
부산에 살면서도 솔직히 해파랑길에 대한 관심을 그다지 없었다 하지만 친구들이랑 만나면 어쩔 수 ㅇ없이 해파랑길로 걷는 만남을 추진할 경우 대체로 영혼 없이 따라서 걷곤 했다 왜 영혼이 없냐면 무작정 앞사람뒤꿈치를 따라 결국 걷기에 급급하고 친구들의 수다에 장단 맞추는 걷기라 풍경이나 걷는 즐거움을 찾을 겨를이 없었기 때문이다
혼자가 걷는 길이 아니라면 대체로 평온하게 여유롭게 걷기는 대체로 힘들다 천천히 걷는 것보다는 빨리 걷는 것이 건강에 유익하다는 것은 알지만 걷는 내내 활기차게 걷는 것은 쉽지 않다 걸으면 뇌백질이 높아져서 인지능력이 높아지고 사고력이 활달해진다는 것은 대체로 다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실천하기가 쉽지는 않다
이번에 걷게 된 구간은 정동진 금진항에서 옥계구간으로 바닷가 풍경이 좋아 아름다운 길로 선정되어 있다 정동진 역에서 심곡항을 지나 금진항 옥계해변에 이르는 길이 해파랑길 35-36구간이다 한 번에 다 돌 수는 없어서 여러 구간으로 나누어 걸었다
정동진 역에서 걷기 시작하면 썬크루즈 주차장 아래로 바다부채길에 다다르는데 바다부채길을 입장료가 5천 원이다 그럼에도 이 길은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절개지가 아름답다 바다 위를 걷는 듯한 환상을 갖기도 하고 바다와 하늘이 같은 공간에 놓여 있어 붕 떠 있는 채로 걷는 기분이다 무엇보다도 다양한 형태의 바위들을 보는 것도 생소한 기쁨이다
바다부채길이 끝나고 심곡항에서 금진항으로 걷는 길은 노견이 있어 걷는 길이 아주 잘 조성되어 있다 이길은 아마도 기암괴석이 중간중간에 드러나 있어 수로부인의 설화에 가장 잘 어울리는 길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한다 평일에도 낚시꾼들이 중간중간 자리 잡고 있어 고기를 잡는 것인지 세월을 낚는 것인지 모를 만큼 넋을 잃고 동해를 향해 서있거나 앉아 있다
금진항에 이르면 붉은 등대와 하얀 등대가한 눈에 든다 어부들의 활발한 모습과 많은 낚시꾼들이 방파제와 계류장 부근에서 낚시를 한다 낮이라 그런지 씨알이 작은 전갱어 줄돔 농어 등 아직은 어린 물고기들이 줄지어 올라온다 가만히 보면 주변의 갯바위로 물이 덜 움직이는 부분이 있고 아마도 알에서 깨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새끼부터 제법 손바닥만 한 크기까지의 고기들이 머무는 곳인 듯하다
낚시조황을 유심히 살피고 금진항을 뒤로 하고 옥계해변까지 걷는 길은 다소 위험하다 차 댈 곳이 없는 사람들이 도로 변에 주말이면 꽤 여러대의 차를 세워두고 그나마 걷는 길도 없어 도로변에 바싹 붙어서 걸어야 하기 때문에 불안 불안하다
이구간은 특히 도로가 굴곡져서 차가 오는지 안오는지는 멀리서 알기 힘들다 불현듯 갑자기 눈앞에 나타나는 구간도 있다 맞은편에 차가 오는지 안 오는지는 늘 신경을 써야 하는데 운전자 역시 바다 풍경에 넋을 잃고는 전방을 태만하게 운전하기 쉽다 그래서 이 구간을 걸을 때면 걷는 길이 따로 나 있지도 않아 신경 써서 걸어야 한다 해파랑길이라고 해놓고는 안심하고 걸을 길이 없다 걷기에 안전하지 않게 만들어놨는지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옥계해변에 이르면 소나무 숲이 보이고 바닷가에 공동묘지가 있다 이것도 참 이해가 안됐지만 산은 깍아지른듯 경사가 높고 바닷가 소나무 숲은 가갑고 안전하니 방풍림 속에 공동묘지를 쓰는 바닷가 사람들의 삶이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게 하는 부분이되기도 한다 해변입구부터는 다시 걷는 길도보가 보인다 물론 해수욕장이니 당연하다 이곳은 해수욕보다는 서핑하는 사람들로 만원을 이룬다 주로 파도를 타는 사람들이 보드를 안고 물로 뛰어드는 모습과 초보 자를 위한 교육이 왕성한 곳이다
옥계해수욕장을 지나 바닷가 길로 걸으면 오계장터가 나온다 예전에는 어떤지는 몰라도 요즈음 옥계장터는 사람이 별로 없다 상인이 더 많고 빈 곳이 많다 한산한 느낌 쓸쓸한 기분이다 내 입장에서는 특별히 무엇을 살 것은 없어 보인다 그나마 주변에서 잡은 물고가를 내다 파는 것이 다른 장터에서 볼 수 없는 바닷가 오일장터의 특징이다 옥계장터를 뒤로 하고 한참 마을길을 걸으면 한일시멘트 공장이 있다 이곳까지가 해파랑길 35-35 구간이다
해파랑길35-36 해파랑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