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산목
대리마을 김초시 딸은 한선비와 남몰래 혼인한 사이 한선비 과거 보러 한양 가면서 팽나무 지팡이 잎 나면 반드시 돌아 오마 약속하고 지팡이에 잎이 나고 한 선비는 관복 입고 돌 아오는 길에 김초시 딸 짝사랑하던 동네 청년 손에 죽고 그 소식에 처녀도 따라 죽자 마을 인심 흉흉하여 사람들 뿔뿔 이 떠난다 ‘잘못했다’ 동네 청년 잡아다가 제물 삼고 팽나 무에 치성들이자 죽은 자리 팽나무 한그루 생겨 연리지 돼 더니 다시 마을 인심 되찾는다 명혼식 치르자 처녀원한 온갖 재앙 다 사라지고 김초시딸 한선비의 슬픈 사연 입에서 입으로 물고 나며 자오록하게 퍼졌다
대리마을은 구포동에 있다 이 마을에는 수령 500-600년으로 추정되는 팽나무가 있다 이 팽나무는 1982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고 2008년에는 팽나무가 있는 전체를 구포 당숲으로 정해 문화재로 지정되었다 이 마을을 지키는 수호신으로 당산제는 정월 대보름에 지낸다
이 마을에 전해오는 전설은 위의 시에서 언급한 바와 같다
서로 사랑하던 연인이 있었고 남자는 과거를 보러 한양으로 떠나면서 팽나무 지팡이를 땅에 꽂으며 이 팽나무 지팡이가 살아나서 싹이 트면 돌아올 징조니 기다려달라 하고 길을 떠났다 선비는 가던 길에 처녀를 짝사랑하던 총각에 의해 죽임을 당하고 그런 줄 모르던 처녀는 팽나무 지팡이에 순이 돋고 잎이 나자 총각이 곧 오리라 고대를 하지만 뒤늦게 기다리던 사람이 죽임을 당했다는 소식에 상심하여 나무 곁에서 죽게 된다
이후 마을인심도 흉흉하고 자연재해가 끊임없이 발생하자 이 팽나무를 마을 사람들은 당산나무로 정하고 제를 지내 처녀와 총각을 위로하게 된다 차츰 마을의 흉흉함이 사라지고 평온을 되찾자 계속 당산제를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사람들은 구포의 평안을 이 당산목이 지켜 줄 거라는 마음으로 제를 지낸다 그래서인지 구포는 북구 일대에서는 가장 발달된 번화가로 이어 되고 있다 구포 대리마을 쌈지공원 주변에 있는 구포동 당숲은 시랑로 11길과 백양대로 1164 변길 모분재 23번 길에 둘러싸여 있고 그곳에 당산목인 팽나무가 있다 늘 지나다니던 곳이지만 별다른 관심을 갖지 않았지만 벌써 파서 없애고도 남을 만한 좋은 위치에 여전히 살아 남아 있는 모습이 신기하다
오랜 세월 관심을 갖지 않았다면 살아남을 수 없을지도 모르는 이 팽나무는 구포역에서 백양산 방향으로 낙동강이 한눈에 바라보이는 곳에 자리 잡고 있고 돌기와 가지가 무성해서 웅장한 모습을 보인다 노거수가 老巨樹 주는 가치는 조상의 삶들을 고스란히 담고 있어 민속적으로도 다양한 유형으로 존재하며 쉽게 옮길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사람들은 최소한 몇 대 조 할아버지뻘이 되는 노거수에 대한 공경심마저도 갖는다 노거수들은 주로 신당 산제당 등에 위치한 당산목堂山木 서당 정자 향교 등에 음영수陰影樹로 심은 나무를 정자목亭子木 부락이 노출되는 것을 숨기기 위해 심은 풍치목風致木이 있다
이 팽나무는 억울한 영을 위로하기 위한 목적을 지닌 당산목이 된다
지나는 길에 팽나무를 만나면 살아남아줘서 고맙다고 나의 불편한 이 마음들을 위로해 줘서 고맙다고 잎이나 줄기를 쓰다듬으면서 위로하고 위로를 받는다 노거수를 만나면 늘 그랬다 왠지 오래된 나무들은 오래 살았으니 나의 마음을 말하지 않아도 잘 알 것 같았다 그래서 노거수를 찾아다니는 기쁨도 스스로 자처하곤 했다 덕분에 부산 경남 일대의 노거수에게는 거의 인사를 다 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