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사포 푸른 뱀의 전설
망부송
청사포에 사는 금슬 좋은 부부
고기잡이 나간 지아비 소나 무 위에 올라가
몇 날을 기다리는 아내
안타까이 여긴 용왕이 용궁으로 데려와
부부 상봉하고 다시 돌아와서는
그 나무 위에서 남편 바라다 숨 거둔다
파편처럼 남은 우울과 슬픔 저릿한 그 자리에
서성이며 지 나간 시간들을 되돌리듯
서로를 찬연히 바라보며 한 몸인 듯
두 몸인 듯 얼핏 보면 두 그루 사실은 한 몸인 나무
해운대와 송정 사이의 해안송림이 있고 이즈음에 청사포 입구가 있다 청사포라는 지명에서 靑沙浦는 처음 뱀사蛇에서 모래사 沙로 변경되었다 청사포는 와우산臥牛山 북동쪽에 자리하며 북쪽에서 고두말까지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해안이 펼쳐진다
이곳에는 수령 500년이 된 소나무가 있다 시의 내용처럼 이 소나무는 바닷가에 일을 나간 남편이 돌아오지 않자 여러 해를 소나무 위에 올라가서 남편을 기다렸고 때로는 갯가의 커다란 바위 위에 앉아서 남편을 기다렸다 이를 안타까이 여긴 용왕이 푸른 뱀이 되어 물길을 열고 여인을 용궁으로 불러들여 남편과 상봉하게 했으나 그리움을 잊지 못해 그 소나무 위에서 숨을 거둔다 이를 불쌍히 여겨 마을 사람들이 망보송이라는 이름을 붙여준다는 내용이다
바닷가 사람들에게 이런 내용은 커다란 위안이 되고 자신을 기다리는 여인이 있다는 믿음으로 열심히 바다에서 일하며 살지 않았을까
청사포라는 포구의 이름조차도 해변길의 망부송과 깊은 연관을 가지고 있으니 왠지 판타지 같은 느낌이 들기는 하다
청사포는 구석기 유적이 발견된 곳인 만큼 오랜 세월 사람들이 살아왔던 곳이다 이 일대는 계단식 경작을 하고 있다 지표상으로 니암제 박편석기들이 흩어져서 퇴적상태를 이루고 있다
갯바위로 이루어진 포구는 사빈이 수려하고 비후 송림 또한 해안 경승지를 이룬다 그래서인지 부산사람들은 청사포는 횟집촌으로 유명하고 회를 먹으러 간 김에 구경하는 곳이다 요즘의 청사포는 여전의 조용한 마을이 아니다 제법 큰 커피점이 있고 도회화되어 이전의 모습은 찾을 길이 없으나 바닷가를 기고 있는 망부석과 망부송을 바라보면서 그들이 바닷일을 하면서 자신의 가족들도 자신을 그처럼 기다리기에 더욱 살아 돌아와야겠다는 의지를 다지는 계기를 마련하게 되고 이는 이 동네에 대대손손 살아오는 남정네들에게는 얼마나 큰 위안이 되었는지는 짐작하게 된다
망부송과 망부석은 마을을 지키는 신으로 모셔지게 되고 결국 당신화堂神話의 유래담으로 전해 내려 온다 부산 사람들은 청사포에 가면 싱싱한 회를 먹는 것은 물론 망부송과 망부석을 찾기도 하고 마주 보는 흰 등대와 붉은 등대가 보이는 부부 등대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