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잠-김지숙
이불 위로
데굴 데구르르 굴러다니는 밤
온밤을 꼬박 새운 바알간 눈알은
천연덕스럽게 베개 속을 파고든다
아주 먼 곳에서도 혹은 가까운 곳에서도
늘 다른 높낮이로 혹은 다른 크기로
눈 내린 벌판 너머
단숨에 달려온 반가운 마음길
낯익은 혹은 낯선 걸음으로
전구알이 달캉달캉 걸려
눈앞에서 어둠을 까먹었다
들락날락 걸음마다 일어서는 밤새운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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