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새단상- 김지숙
산성마을 공방터
함지박 속 어린 박새
어느 날 공방 큰 아씨가
불 꺼진 가마에서 어린 박새들소리 들었다
어미 박새는 어디로 간걸까
공방 큰 아씨는 실한 지렁이를
잡아다가 어린 박새 입 속으로 털어 넣는다.
저들은 몇 번 먹고 조용하고,
어떤 놈은 응얼댄다.
공방 큰 아씨의 길고 하얀 두 손이
배부른 어린 박새들을 품으니
저들은 잠 길을 찾았는지 조용하다.
흙 가마 속에 둥지를 튼 어미 박새는
공방아씨의 착한 천성을 알고,
제 새끼 떠맡기고는
먼 길 떠나 다시는 오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