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부 밥산
설컹설컹 톱질하니
툭 두쪽으로 갈라지는 누런 박덩이,
흥부 집 마당에 쌀이 자꾸 쏟아진다.
허기진 배 허급지급 채우고도 남은 쌀.
마음씨 좋은 흥부는 동네방네 퍼 나르고
돌아서도 자꾸만 쌓이는 밥이 산이다
흥부네 집은 집밥 집산
요즘 사람들 집에는 혼밥산
혼자 사는 집은 햇반산
요즘 사람들은 밥을 잘 먹지 않는다 우리나라 쌀 소비량은 나날이 줄고 논에는 벼 대신 다른 작물을 심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우선 나부터도 삼시 세 끼를 밥으로 먹다가 하루 1끼만 쌀을 먹는다 나머지 두 끼는 분식을 하거나 간편식으로 바뀌었다
우리 전래동화 흥부전에 보면 흥부가 너무 배가 고파서 놀부집에 가서 밥 좀 달라고 하니 너 줄밥 없다면서 주걱으로 뺨을 맞고 뺨에 붙은 밥알을 떼내어 먹으면서 반대편 뺨도 때려 달라고 애원하는 모습에서 밥은 생명줄이고 밥의 소중함은 곧 생존과 직결되어 왔다
하지만 세월이 변하면서 먹는 것도 세계화가 되어가고 사람들은 너무 맛있는 것에 더 맛있는 것에 눈을 돌리게 되었다 하지만 밥만 한 게 어디 있으랴 맛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거기에 더해지는 반찬에 따라 밥맛이 달라지는 밥의 존재감을 생각한다면 밥을 함부로 생각할 일은 아니다
다이어트한다고 밥을 생략하고 탄수화물을 멀리하느라 밥은 우리 밥상에서 너무 멀어져 가고 있다 이곳 주변도 농사짓지 않는 빈 농지들이 넘쳐난다 빈 농지를 바라보노라면 수입되는 농산물이 천정부지로 올라가든지 전쟁으로 식량 자족이 안되면 어쩌지 라는 잡다한 생각들이 머릿속을 어지럽힌다 밥이 그리운 날들이 올 거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한다 그러나 요즈음은 밥을 잘하지 않으니 밥솥이 일을 할 필요가 없다 빈 밥솥을 바라보면서 세상이 참 많이 변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밥솥을 열면 언제나 고슬고슬 하얀 쌀밥이 가득 차 있고 보기만 해도 배고픔은 금세 사라지던 엄마의 그 커다란 밥솥이 그립다
이 시는 밥을 생각하며 쓴 밥이야기의 연작시들 중 하나이다 그 중에서도 밥으로 고생한 흥부는 결국 밥이 산을 이루는 상황에서 남들과 나누는 마음이 따뜻한 모습을 그려내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