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낚시터에서
낮게 우는 황소개구리
제 그림자에 놀라 돌아 나오는 깊은 숲속 연화지
마지막 버스가 떠나고 안갯속으로 사라지는 달
전신주에 걸린 북두칠성 장승처럼 서 있는 느티나무
이렇게 가까이 있어도 한없이 먼 그대
새벽을 건지는 몸짓 물속 깊이 던지는 외로움
웅크린 등 뒤로 전해오는 그 아픔은 그대만의 것일까
안개에 묻힌 하늘은 물냉이로 풀리고
어둠 깔린 바위산 아래 다시 바위로 앉은
그대 곁에 먼동이 튼다
낚싯대 걸려드는 고요한 외로움은 닻을 내리나
사람들은 누구나 함께 살아간다 혼자서 살아갈 수 없기에 오죽하면 맨 처음 한자로 쓰는 사람인人 자도 두 사람이 서로를 기대고 의지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닮아있는 형상을 상징화했다
함께 살아가는 사람이 평화롭고 잘나가야 더불어 마음이 편하고 잘 지낼 수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도움도 되지 못하지만 그냥 옆에서 안쓰러워 지켜보기도 하지만 그것조차도 아무 도움이 안 될 때가 있다
밤낚시는 민물낚시로 주로 저수지에서 하게 된다 젊은 시절에 사람들과 더불어 갔고 지금은 전혀 가지 않는다 낚시를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그저 낚시터에서 밤을 보내고 물 위에서 아침이 깨어나는 것을 바라보는 것이 좋아서 한동안 다녔다
낚시를 하는 사람들은 정말 낚시를 좋아해서 가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그냥 혼자 있고 싶고 생각을 정리하고 싶거나 어떤 결단을 하고 싶거나 세상을 잊고 싶은데 적당한 장소나 계기가 없기 때문은 아닐까 특히 밤낚시는 온통 칠흑 같은 어둠이 내린 물 위에서 요동도 하지 않는 찌를 바라보면서 무념무상하는 동안은 머릿속이 비니 자연히 고통스러운 현실의 일들은 그동안만이라도 견뎌낼 수 있거나 혹은 때를 기다리는 것은 아닐까
'취적비취어取適非取魚' 비록 낚시를 하러 왔지만 반드시 낚시가 목적이 아닌 강태공처럼, 혹은 우리나라 최초의 낚시꾼이 고기를 잡아 어머니를 공양했던 석탈해인 것만 보더라도 또 수많은 시인 묵객詩人墨客이 낚시를 친구 삼아 세월을 보낸 점을 보더라도 이들에게 낚시는 전업이라기보다는 여기는 아니었을까
아무튼 낚시를 자는 그 심정을 정말 이해하지 못했는데 몇 번을 가다 보니 이제는 낚시꾼들이 고기를 잡지 못해도 같은 행위를 반복하는 그 심정들을 백 번 이해하게 되었다 너무 오래되어 알 수는 없지만 아마 그 즈음에 쓴 시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