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에 대하여
기초가 튼튼해야 한다'
자라면서 밥 먹듯이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온 말이다
오늘 아버지의 그 말씀이 불현듯 생각난다
건물을 지을 때 먹줄을 잘못 잡거나 옷을 만들 때에도 기본 치수를 원감에 제대로 감안하지 않고 기분대로 재단한다면 모든 것이 엉망이 되고 원래의 목표에 다다를 수 없어 먹물을 다시 잡거나 옷을 버려야 한다 기초가 안되면 심화로 넘어갈 수 없다
사람의 인성에조차도 기초가 있어야 한다 어떤 것이든 이 기초에서 경계가 생겨나고 그 경계를 전후로 할 수 있다 혹은 해서는 안된다는 판단의 기준이 생기고 어떤 상황에서도 기초가 튼튼하면 인생을 살아가면서 어떤 일에도 잘 넘어지지 않는다
졸대밭에 졸대 나고 왕대밭에 왕대 난다는 말은 100% 옳은 것은 아니다 옳은 예가 될 수 있을지는 살짝 의문이지만 제자가 스승보다 낫다 자식이 어버이보다 낫다 후배가 선배보다 낫다는 '청출어람'. 환경의 중요성을 뜻하는 '귤화위지'가 있기도 하다 어느 부분에서 이러한 잣대의 기초는 이후의 많은 것을 정하는 결정적인 원인이 되기도 한다
성격은 나와 남을 구분하는 개인의 특징이자 선천적 후천적으로 발생한 정신적 특질의 모든 것이다 이 성격은 내적으로는 심리적 외적으로는 가정과 사회 문화 속에서 형성된 기질로 나눈다
어느 것이 삶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사람들은 설왕설래하며 오늘에 이르렀다 하지만 이 모든 것에 기초가 앞선다 뱃속에 성장하면서 모체가 먹고 생각하는 것에서 성격이 형성되고, 태어나서는 어떤 가정과 사회에 속하는가에 따라 다른 삶이 열리듯이 애초의 시작은 기초에 둘 수밖에 없다
대부분의 일이나 생각은 어디를 초석으로 두냐에 따라서 혹은 어떤 기초에서 시작되었냐에 따라 많이 달라진다. 처음부터 잘 배우면 숙련에 이르기가 쉽다 그래서 교육이 있다 그렇다고 매사가 교육을 통해 기초를 터득하는 일이 없다 단지 교육은 지식과 지혜 기술 등을 터득하여 목표에 이르는 지름길 역할을 하는 것은 틀림없다 단 확실히 각자의 특성과 인품에 맞추고 그 방법이 100%로 옳다면 교육은 곁눈질 없이 실패 없이 앞으로 나아가는 최대치의 효과를 낼 수 있다..
살면서 때로는 옆길로 새기도 하고 새로운 방법을 찾기도 하고 힘들게 일군 일들을 뒤엎기도 하면서 창의성이 생겨난다. 하지만 이러한 창의성이 목표가 아닐 경우, 기초가 튼튼하고 기본기가 되면 정해 놓은 목표에 이르는 길을 앞당길 수 있고 어느 정도의 융통성을 발휘할 수도 있다. 어떤 경우에도 잘 넘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모든 일에 앞서 가장 중요하다.
사람의 심성도 마찬가지다 어떤 유혹이나 어떤 고통에도 쉬이 넘어가거나 넘어지지 않고 넘어지더라도 재빨리 일어나는 것은 선천적이든 후천적이든 튼튼한 기초에서 비롯된다
제대로 된 '기초'가 있다는 것은 마음의 심지가 뚜렷하다는 것은 정말 큰 재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