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반데기

by 김지숙 작가의 집

에세이『지난날이 내게 말했다』




안반데기




'안반데기 만한 얼굴'이라는 말을 오래전 자라는 과정에서 자주 들었다 그래서 친숙한 말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안반데기라는 말이 어디서 왔는지 궁금해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냥 막연히 넙데데한 정도로 알고 있을 정도이다

그런데 이 말이 어디서 왔나 했는데, 강원도 강릉시 해발 1100m에 있는 안반데기는 국내 최대의 규모로 고랭지 배추를 키우는 곳이 바로 안반데기이다 가는 길도 쉽지 않아 한겨울에 이 마을로 들어서면 산불로 휑한 민둥산인 듯 넓고 벌건 얼굴로 반긴다 화전민이 살던 곳이라는 말도 있다 화전민이 농사를 짓다가 불을 내고 점점 땅이 넓어진 것은 아닐까 강원도 곳곳에 이런 산들은 종종 볼 수 있다

'안반'이라는 말은 떡을 칠 때 받치는 나무판을 말하고 '데기'는 평평한 땅을 말한다 실제로 전망대까지 걸어올라 가면 제법 힘들다 특히 여름에는 차를 타고 끝까지 올라서 일부 구간만 걷는 것을 권한다 멍에 전망대에 올라가는 길 옆에는 주차장이 있다 그런 줄도 모르고 열심히 걸어 올라가긴 했다 올라가서 보니 주차장이 있었다 걸어가면서 오른쪽 편으로 제법 다양한 수종의 꽃들이 있다. 꽃을 보는 재미도 솔솔 하다

근처에는 풍력발전기가 많아 사람들의 발길이 잦다 실제로 풍력발전소 아래를 걸어가면 거대한 크기에 뭔가 위협적인 느낌을 받는다

밤에 되면 주변에 빛이 거의 없어 쏟아지는 수많은 별들을 볼 수 있는 곳이라 '별의 성지'라고도 부른다 9월에 배추를 수확한다니 8월 경에 가면 멋진 풍경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그곳에 간 것은 4월경이라 땅을 고르는 중이었다 언젠가 시간이 되면 수많은 고랭지 배추가 자라는 모습을 보러 다시 한번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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