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숲
이곳 펜션 앞 숲에는 소나무들이 많다 그런데 가을이 들면서 잎들이 마치 병든 것처럼 누렇게 솔잎이 변하고 있다 자세히 보니 누렇게 변한 소나무가 한두 그루가 아니다 괜찮겠지 소나무 에이즈는 아니겠지 이러다가 펜션 앞 숲의 소나무가 모두 죽는 거 아닐까
소나무도 상록수라고 하지만 묵은 잎은 지고 새잎이 나느라 그런 거 아닐까 별별 생각을 다 하다가 검색을 하니 날씨가 추워지면 그럴 수 있다고 한다
병이 든 것은 아니고 가을에 비가 많이 오거나 갑자기 온도차가 많이 날 때 이런 현상은 두드러진다고 한다 바닷가이다 보니 습한 경우가 많다 우리 집 베란다에도 습기가 너무 많아 흙에 곰팡이가 피는지 버섯이 생겨 몇 번을 버리곤 했다
소나무는 사철 푸르다고 믿고 있던 터라 알고 일들이 다가 아니라는 것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소나무도 가을이면 잎을 내리고 겨울을 준비한다 행여 태어날지도 모르는 솔방울에서 떨어진 솔씨에서 새순이 나면 얼어 죽지 말라고 아래로 아래로 자신의 잎을 떨구는 건 아닐까
내가 본 숲 속 소나무는 자식을 잘 키우지 않는다 간혹 운 좋게 해가 들면 솔씨가 잎을 내고 자라기도 한다 양지바른 곳으로 자리 잡은 솔씨들은 새순을 올리기도 한다
나는 내가 알고 있는 잡다한 지식이 정말 다가 아니라는 것을 소나무 낙엽을 보면서 깨닫는다 내가 가진 아상을 모두 버려야 새로운 시각으로 새로운 세상을 보게 되고 새로운 세상에서 살게 된다
겨울이 오면 잎들은 제가 추스리지 못하는 잎들은 모두 떨구고 간다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겨울에도 잎을 떨구지 않고 추위를 넘기는 상엽수는 인덕이 많은 사람같다 사람살이도 이와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어렵고 힘들 때 사람들은 저절로 떨어져 나간다 친구 친지 가족들도 마찬가지다 다만 이 때가 자신에게 사람에 대한 옥석을 가리는 최고의 상황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소나무 슾을 보면서 소나무가 지니는 잎들이 평생을 갈지 아니면 곧 떨어질지 소나무 자신도 잘 모른다 다만 주변의 여건들이 알아서 정리 하기 때문에 사람이 마음을 쓸 일이 아니라 그냥 상황들을 받아들이기만 하면 된다 멀고 가까운 관계처럼 삶처럼 저절로 정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