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김지숙 작가의 집

시집詩集『오늘 시』




만남



하나님을 믿거나 하느님을 믿거나

부처님을 믿거나 알라신을 믿어도

죽으면 모두들

자신의 신의 곁으로 돌아간다고 믿는다

같은 신을 믿지 않으면

죽어서 영영 만나지 않을까

살아서도 영영 만나지 않기도 한다



사람은 처음 만나면 첫마디가 종교가 뭐예요 라고 당당하게 묻는 사람이 있거나 자신이 어떤 종교를 믿는다고 한입에 말을 하기도 한다 현대사회를 살아가면서 대화 중 종교와 정치를 주제로 삼는 것 너무 민감해서 금기시하고 있다 그 말에 백번 공감하며 또한 친한 사이일수록 되도록 그런 주제들은 대화를 피해야 관계가 유지된다 경험상 그랬다

종교의 자유가 있는 이 나라에서 무엇을 믿든 누구에게도 구애를 받지 않는다 무엇을 믿든 무관하다 유교는 죽은 후 한시적으로 혼이 남아있다가 없어지고 불교를 믿는 사람은 죽어서 여섯 세계를 윤회 하고 이슬람도 기독교도 천국과 지옥으로 간다

하지만 죽어본 사람이 없어서 잘 모르고 과학적으로 증거를 댈 수 없으나 자기 종교를 믿는 사람들은 그 믿음대로 간다고 믿으며 가능하면 착하게 살아가리라

말하고자 하는 바는 종교가 다르면 현실에서의 삶과 기준 목표마저 다르다는 점이다 좋은 일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지만 종교에 충실한 사람일수록 자기 종교에 대한 강한 믿음이 있을수록 그 점이 여실하다 절대자의 힘에 의존하여 고통스런 현실의 많은 문제들을 해결하고 삶의 의미를 추구하는 여러 형태가 있지만 그에 존재하는 공통된 마음은 고뇌에 대한 해결과 의미 추구에 있다

그런데 그 삶은 사후 뿐만 아니라 현실 속에서도 이미 나눠져 있고 때로 배타적이라는 점이 아이러니하고 혼란스럽다 꾸준히 자신의 믿음을 강요하고 강요 당하는 현실에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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