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살
어떤 슬픔은
눈이 먼저 품어서
가슴으로 전해 온다
감기도 슬픔을 닮았나
무심코 쳐다 본 게 전부인데
가슴까지 다가온다
내 몸의 마지막 냉기
몸서리치는 추위
내 보내려고 몸살을 앓는다
만나는 사람도 적고 사람이 많이 모인 곳에는 가지 않은지 꽤 여러 해다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기 이전부터 바뀐 생활 습관으로 감기에 걸린 적 없이 잘 지내 왔는데, 요즘 며칠 동안은 느닷없는 감기로 고생이다
곰곰이 생각해 봐도 바깥으로 나가서는 마스크를 벗은 적 없고 식당이라고 가본 적도 없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어디서 바이러스가 옮겨왔는지 알 수 없다
주말에 바닷가를 걸은 적 있는데, 날씨도 춥긴 했지만 감기 걸린 사람들이 콜록거리는 소리를 들려 일부러 먼 길을 멀리 돌아 걷곤 했는데, 그게 원인일까 가장 가능성이 있는 것은 그뿐이다 멀리서 스치기만 해도 바이러스가 날아와 내 몸으로 들어온 것일까 그 사람들도 마스크를 끼고 나도 마스크를 꼈는데 가능한 걸까 몸이 한기를 느낀 때를 이런 생각한다
어쩌면 감기도 슬픔처럼 눈으로 본 순간 보는 사람 가슴으로 덤벼든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래서 그 슬픈 마음이 온몸을 전율하게 만들고 슬픔이 되는 게 아닐까 슬픔도 감기처럼 느닷없이 다가와서는 뼛속까지 파고들어 아프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