틴(W.Y.Tindall)이나 프롬(Fromm)의 경우, 상징이 지시하는 것이 반드시 형이상학적이거나 초월적 실제가 아니라 작품에 따라서는 대상에 대한 복합적인 정서나 태도와 관련된다고 하였다.(Tindall, 1974 : 5, Fromm, 1988 : 174) 한편 이와 유사한 생활 속 삶의 가치관과 상징을 언급한 이들에는 휠라이트를 더 들 수 있으며 그에 따르면 상징은 시인의 상상력과 실제의 생활에 대하여 지속적인 활기를 불어넣고 타당성을 가질 뿐만 아니라 시에서 다양한 형태를 취하며 수시로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상징이란 구체적인 것이 아니라, 추상적인 것을 가리키기 위해 사용되며 일상적인 사물이나 사건조차 압축적인 단어나 이미지를 통해 수많은 의미들을 마련한다.
뼈대를 덮은 근육을 포개고 높게 쌓으며
올려다보는 눈초리 하늘쯤에서 어지럽다
어디까지 쌓아 올려야 닿을지
손에 쥐기 위해 계단을 오르고 오를수록
멀기만 하다
당당하게 꿈틀거리는 근육은 눈부신 조명 아래
어깨를 조이며 새긴 왕
부적처럼 주렁주렁 고 번쩍이다가
갈 곳 없는 피에로
스스로 하늘이 되기로 한 속마음
멈출 줄 모르고 바벨의 탑을 올린다
줄지어 서서 숲을 이루며
매일을 숨차게 오르는 산이 되어
골바람을 일으키고
돌풍에 휩싸여 흔들리는 사다리 위
오늘도 더 높이 더 위로
뾰족탑을 딛고 오른다
-이경제 「보디빌딩」
인간의 인체는 다양한 상징성을 띤다. 그런데 니체의 등장으로 몸의 위상은 높아졌다 그 이전에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는 데카르트의 가치관처럼 정신이 우월하고 상대적으로 몸을 정신에 비해 월등하게 낮게 취급했지만 니체는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존재로 몸을 사회성 정치성에 근거하여 가치를 헤아렸다 이러한 가치관은 그가 살던 당대의 가치관과 충돌하였다
그에 따르면 인간의 마음속에 내재하는 선과 악은 연결되어 있으며, 정신과 육체는 하나로 엮어 있어 역동적 복합성을 지닌 ‘이성’으로 보았다 ‘몸’에서 성격이 결정되고 숙명과 운명 또한 몸으로 결정된다.
상징성에 의거하면 신체의 오른쪽은 의식 왼쪽은 무의식을 상징하며 돌출된 부위냐 함몰된 부위냐에 따라서 음양을 표하기도 하고 신체의 낮은 부분은 지상을 뜻하며 높은 부위를 하늘의 가치를 두기도 한다. 그 가운데서 ‘손’은 ‘권위’ ‘권력’ ‘지탱이나 힘’을 상징하며 ‘드러냄’ ‘신중함’ ‘내적 존재’ 등을 표상한다.
우리 시에서 신체를 소재로 사용한 시들은 80년대 후반 우리 시에 등장한 페미니즘 시에서 여성의 몸과 관련지어 최승희 김언희 김혜순 문정희 등의 시에서 자주 등장한다 이들 시에서는 자기표현수단으로 혹은 육체자본수단으로 자아를 구성하는 수단으로 몸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정지용의 시「춘설」에서는 먼산의 이미지를 명료화하는 매개로, 김수영의 시 「구슬픈 육체」(1954)에서는 몸은 고과 서러움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이상의「거울」에서는 현대 사회가 갖는 불안과 공포 등의 부정적인 감정을 환상의 형식으로 드러내는 매개로 자신의 신체를 언급한다 그 밖에도 박남수의 ‘손’(「손」)은 소통과 방어의 두 의미를 지니며 박성룡의 ‘손’(「손」)은 심리적 태도와 힘 권위를 상징한다.
한편, 이경제의 시 「보디빌딩」에서는 인간의 몸을 시적 소재로 택한다. 보디빌더가 되기 위해 끝없이 인내해야 하는 수많은 상황 속에서 그에 상응하는 결과와 그 뒤의 오는 허탈감으로 이어지는 노력, 올라갈수록 더욱더 힘든 상황이 되어가는 현실에 대해 언급한다.
시에서 ‘탑’은 탑은 불침번의 상징으로 사다리와 동일한 상징성을 지닌다. 보디빌더의 삶은 ‘불침범’과 같은 힘든 육체적 상황을 동반한다는 의미를 표상한다. 그의 육체는 주체적으로 다듬어지고 능동적이고 무의식적인 힘을 통해 주어진 세계에게 요구되는 인체를 만들어가기 위한 노력으로 조화를 추구한다.
시에서 화자가 보디빌딩은 자신이 속한 세계에서 자기 존재를 확인하는 방식이며 화자는 이러한 기준에서 점점 높아지는 욕망에 다가서려는 변화를 꿈꾼다. 여유는 없고 더 높은 세상에 오르기 위해 강박적 상황에 이르며 이는 ‘손’을 쥐기 위한 것으로 ‘뾰족한 탑’으로 힘이나 자리 권위를 표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