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놀이
환한 얼굴로 사람들이 모여든다
갑자기 한꺼번에 대책 없이 핀 꽃
설레는 마음으로 달려간다
어두운 하늘이 머리 위에서 눈부시다
언제 그렇게 부지런을 떨었는지
어디를 봐도 아무리 봐도
쏟아지는 수줍음을 벚삼아
바람처럼 봄햇살처럼 어느새 깊이
파고들어 속절없는 마음을 흔들어댄다
한 줌 햇살만 있어도 꽃은 핀다 마치 사랑인 것처럼. 어제는 마트 가는 길에 경포호를 자나 가면서 벚꽃을 봤다 도로 양쪽으로 늘어선 가로수 벚꽃을 보기 위해 사람들은 자동차 안에서 꽤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도로가 마비가 되었고 주차장도 만원이었다 교통정리를 하는 경찰들이 제법 눈에 들었다
강릉 와서 그렇게 많은 차와 사람들을 본 적이 없을 만큼 복잡했다 결국 경포호를 걷기 위해 기다리다가 자동차가 밀리면서 사람들은 자동차 속에서 벚꽃구경을 끝내고 장소를 이동하거나 성질급한 사람들은 유턴을 하기도 한다 그만큼 사람들이 많았다
일주일 전만 해도 꽃몽오리가 생겨있다는 정도로만 생각하고 갔는데, 어느새 다 피어서 주변이 하얗게 변해 있었다 다음 주에는 아마도 꽃비가 뿌려댈 것 같다 사실은 벚꽃을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는다 그다지 가로수로 심어놓은 벚나무에 환호하는 것도 그다지 기쁜 마음은 아니다 꽃에 대한 편견은 좋지 않겠지만 굳이 새로 벚나무를 심어 벚나무가 울창한 길을 만들겠다는 의지는 더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미국 영국의 국화가 장미이고 네덜란드의 국화는 튜울립 베트남의 연꽃 중국 일본은 따로 정해져 있지 않지만 중국인은 매화를 일본인은 벚나무 가장 사랑한다고들 한다 한국인이 좋아하는 꽃은 무엇일까 그다지 신뢰하지는 않지만 갤럽조사에 따르면 장미 국화 코스모스 개나리 벚꽃 코스모스 진달래 무궁화 순이라고 한다
그만큼 무궁화에 대한 애정이 높지 않다는 것은 노력하지 않았고 눈에 띄지 않았고 특별한 행사가 없었다는 점이다 장미공원은 들어왔으나 무궁화 공원은 접해보지 못했다 벚꽃놀이로 매스컴이 떠들썩하지만 무궁화놀이는 들어 본적도 없다
과거에는 개나리 진달래 살구나무가 참 많았다 그런데 어느새 길을 가다 보면 대한민국 산천에 벚나무 천지가 되어 있어 씁쓸한 마음이 든다 그 정성을 무궁화에 대한 개발로 정성을 쏟았다면 봄꽃들의 세상은 개나리 진달래 복숭아꽃이 만연하고 여름에는 무궁화가 활짝 피어 좀 더 우리나라만의 특색 있는 꽃나라가 되어 있지 않았을까
'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 고향산천을 대신하던 꽃들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 들어선 벚꽃은 일제강점기부터 식목된 나무이다 그래서인지 일본인이 살던 관사 골목에는 벚나무가 심겨 있었던 기억이 난다 해당화 진달래 개나리 살구꽃 진달래 등이 피면 봄이 오는 줄 알았는데 요즘은 벚꽃이 봄을 알리는 기준으로 삼고 있다 길을 걷다가 살구꽃을 만났다 시골 색시처럼 곱고 화사한 모양이 마음을 뒤흔든다 능수홍매화도 얼마나 예쁜지 가슴이 다 설렌다
일본의 한 공원에 꽃놀이를 갔다가 공원 한켠에 자리한 무궁화꽃을 보면서 가슴이 뭉클하고 떨렸다는 딸아이의 말이 기억난다 무궁화 공원 무궁화 가로수 무궁화 꽃놀이는 어떤가 그래도 요즘은 새로 난 도로에 무궁화 가로수 무궁화길을 걸으면 보면 가슴이 설렌다 우리나라 땅인데 가로수로 다양한 품종의 무궁화를 만난다는 게 얼마나 자연스럽고 기쁜지 모른다 무엇보다도 사람들의 무궁화 품종에 대한 노력이 보여 좋다 품종개량으로 크고 작은 나무를 개량하여 화분용으로 울타리용으로 가로수용으로 만들어 낸다면 충분히 더 아름다운 꽃이 피고 무료로 무궁화 나무도 나눠주는 식목일이 되면 더 좋겠다
한편 무궁화를 인터넷에 검색하면 '무궁화 ( 無 窮 花 ) 관습적으로 국화(國花)로 여겨온 아욱과의 낙엽관목. 무궁화는 관습적으로 국화(國花)로 여겨온 아욱과의 낙엽관목'이라고 말하고 우리문화신문'에 게재된 기사에서는 '무궁화가 우리나라의 국화로 부적절한 이유를 여럿 든다 일본에서 사랑을 받는 꽃으로 원래의 이름은 무궁화가 아니라 목근木槿이다 윤치호가 애국가의 가사에 무궁화를 넣으면서 처음 등장했고 일제 이전에는 어디에도 등장하지 않아 역사성이 떨어진다는 점 등을 들고 있으며 무궁화에 대한 더 많고 깊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한다 무궁화는 일본에서 더 좋아하고 한국의 길은 온통 벚꽃인 현실'이다
한창 자랄 때에는 일본의 식민사관으로 이런저런 무궁화에 대한 단점만을 주입당해 왔다 앞뒤가 맞지 않는 모양새다 보니 과연 어느 면이 옳은지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된다 공식적인 우리나라 국화가 무궁화로 지정된다는 가정하에서 무궁화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을 해 봤다
요즘의 무궁화는 꽃도 색도 너무 예쁘고 다양하다 깔끔한 하얀 모시옷 천연염색을 한 연분홍 모시저고리 연보라빛 모시적삼 같은 느낌이 든다 어디를 가나 무궁화가 산천을 뒤덮어 한여름 무궁화꽃놀이패를 하는 것도 좋겠다 무리 지어 핀 다양한 모양과 색을 지닌 무궁화, 사시사철 피는 무궁화 등을 개발하여 우리나라 어디를 가도 무궁화를 볼 수 있다면 더 좋겠다 무궁화(Rose of sharon )도 BTS처럼 블랙핑크처럼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최고의 꽃이 될 수 있으리라는 생각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