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유섭
솔라컴퍼스 Solar Compass란 동물들이 태양의 위치로 일정한 방향을 인지할 때에 태양이 컴퍼스 역할을 하게 된다는 의미를 일컫는다 동물들은 이동할 경우, 태양에 대한 각도를 유지하며 정위定位orientationgksms 하는 보유주성保留走性의 하나라고 한다 예를 들어 개미는 집으로 돌아오는 길을 태양과 직각방향으로 향한다거나 벌이 동료에게 먹이를 알릴 경우, 태양의 각도를 기억하여 꼬리춤의 직선 방향을 각도로 하여 그 방향으로 춤을 추는 등 동물들의 귀소본능과 관련지어 온도 냄새 지형 태양의 위치들을 인지한다는 점은 생물학자은 언급한다
인간의 귀소 본능은 개미나 꿀벌의 본능과 비교하면 감각만 존재할 뿐 그 본능은 헤아리기 쉽지 않다 하지만 자신이 자라고 살아온 곳 마음속에 간직한 장소는 시공간 마음의 불가분의 관계 속에서 형성된 복합성을 지닌다 그래서 고향을 어머니와 동일시 여기기도 하고 그리움 안타까움 정겨움 등을 담아내는 등 서로 다른 기억들의 조합으로 형성된다
햇살 가득한 날엔
내 고향 가는 길 눈에 어리네.
산 아래 그 기차역
정류장에만 닿아도
뭉클한 내음 다가오네
신작로 좁은 길을 따라가는 길
동구 밖 가을도 깊어갈 터인데
그 들녘 그 사람들 보이지 않아도
햇살 가득한 날
아롱아롱 눈물 스미는 그날엔
고향산천은 다시금
눈부신 햇살로 부서지고 부서져
-노유섭 「햇살 가득한 날」 전문
고향의 본질은 우리를 키웠던 사랑의 운명 공동체에 대한 그리움에 있다. 설리반에 따르면 인간의 행동을 유발하는 이유는 긴장감의 해소에 있다고 보고 주변과 대상과의 상호작용 가운데 발생하는 욕구 중의 하나로 불안에서 벗어나기 위한 욕구(Sullivan 1953)라 보지만 프롬은 이는 프롬이 말하는 ‘근원에의 욕구’가 나타나는 것으로 자연에서의 분리를 확인하고 잃어버린 고향에는 돌아가지 못하자 이와 유사한 장소를 찾으려는 욕구로 고향을 ‘어머니는 양식이고 사랑이며 따뜻함이고 대지’ 자연과의 유대감과 고향에 대해 느끼는 감정은 유사하다.
화자는 ‘햇살 가득한 날’에 고향 가는 길이 훤하게 보인다. 그 광경은 실존하지 않고 화자의 내면에서 생겼다가 사라지는 허상이다. 갈 수 없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은 결국 ‘햇살 가득한 날’이 ‘아롱아롱 눈물 스미는 그날’로 바뀌고 그 그리움에 다시 ‘햇살’은 비춘다. 하지만 결국은 옛 고향을 그리는 간절한 마음과는 달리 고향의 모습은 아득히 멀고 마음속에서만 헤아릴 뿐 눈앞에서는 산산이 부서지고 사라지는 허망함만 들어온다.
하지만 이는 불안하거나 유랑의식이 담겨있지 않고 담담한 상실감으로 바뀌어 간다. ‘고향 상실’은 과학문명이 지배하는 시대에 인간이 처한 존재론적 상황을 설명하기 위한 개념이다.(하이데거) 인간은 현 존재가 자신의 고유한 실존에 이르지 못하여 퇴락한 존재로 전락할 경우 이 상황에 처함을 밝히고 철학의 본래적 과제를 존재의 진리가 훤히 드러나는 곳으로 귀향하려는 노력으로 규정하였다. 정겹고 아늑하고 따뜻한 고향의 익숙하던 환경에서 멀리 떠나 육체적 심리적으로 현실에 체념하고 순응하는 태도를 형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