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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용감한 지니 May 05. 2023

축구팀과의 봄학기 마지막 세션

2023년 5월 3일의 일기

마지막 세션


 1월에 부담감을 잔뜩 안고 시작했던 축구팀과의 멘탈 스킬 세션. 오늘은 봄학기 마지막 세션이 있던 날이었다. 1학년들은 8월에 다시 만날테지만 2학년들은 졸업을 하니 오늘이 거의 마지막으로 보는 시간이 될 것. 어울리는 주제가 뭐가 있을까 생각하다 축구를 통해 배운 멘탈 스킬을 삶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여기에 이때까지 배운 멘탈 스킬들을 다시 훑어보는 퀴즈도 준비했다. (이건 2주전부터 팀에 합류한 내 후배들의 아이디어였다. 고맙다.)


 세션은 아주 잘 진행되었다. 단 하나의 큰 실수 빼고는. 마무리를 할 때쯤 2학년들을 위해 쓴 편지를 전달해주었는데 몇 선수들 이름을 아직도 외우지 못한(않은) 것이다. 얼마나! 어찌나 미안하고 부끄럽던지. 어제 우리 학교 스포츠 심리 컨설팅팀 미팅에서 ‘후회되는 일’을 공유하는 시간이 있었다. 그땐 당당하게 후회되는 일이 없다고 했었지만 오늘 일은 두고두고 미안하고 후회되는 일로 남을 것 같다. 가을 학기 때는 꼭 모든 선수들 이름을 외우는 것부터 시작해야지.

 1학년들에게는 몇일 전 있던 세션에서 함께 이야기 나눈 Team Value 를 프린트해 액자에 넣어 전해주었다. 8월이 되고 새로운 선수들이 합류하면 Team Value에 대해 다시 모든 선수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을 갖기로 하면서. 선수들도 코치님도 아주 좋아해서 기뻤다:)

선수들을 위해 작성한 편지
멘탈 코칭을 한 이후로 처음 찍은 그룹 사진! 제일 작고 당당하게 서 있는 사람이 나:)

함께 일한다는 것


 2주전부터 내 세션을 쉐도잉하던 후배들도 세션 리딩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누군가와 함께 일한다는 건 배로 많은 노력을 필요로한다. 혼자 세션을 리딩할 때는 스스로 내용을 머릿속에 안고 있으면 되었지만 함께 일할 때는 세세한 부분까지 공유해야한다. 오해를 방지하고 모두가 한 페이지인 것을 확실히 하기 위해. 하지만 함께 일함으로써 얻는 점도 많다. 다른 누군가의 경험을 듣는다는 것. 나는 생각하지 못한 아이디어를 듣고 디벨롭할 수 있는 기회. 그들의 시선으로 듣는 피드백. 이는 세션의 질을 높이는 소중한 자산이 된다.


 세션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마음을 상한 순간이 있었다. 세션날 당일 준비할 것이 있어 도와줄 수 있느냐 물어봤다. 거절하길래 바쁜 일이 있는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농구를 하러가는 것이 아닌가. 세션에 필요한 모든 재료들을 거의 혼자 준비하고 있던지라 순간 감정이 울컥해 문자까지 썼다. (농구한다고 들었다. 진짜 도와줄 수 없는거냐는 내용ㅋㅋ) 세션이 끝나고 이성적인 마음을 되찾고나서는 그 문자를 보내지 않은 것에 참으로 기뻤다. 생각해보면 필요한 일을 당일에 부탁한 내 잘못이 컸다. 애초에 세션을 더 미리 계획했다면 (전날에 계획 시작함) 필요한 일들을 일찍 인지하고 더 공평하게 일을 분배할 수 있었겠지. 팀 세션이 끝나고 미리 준비하는 부분에 대해서만 이야기했다. 그들도 동의했고, 모든 것이 평화롭게 마무리되었다. 순간의 감정에 치우치지 않은 내가 대견하다. 잘못하는 부분이었기에. 상대방의 시선에서 생각하는 법도, 리더십이라는 것도 차츰차츰 배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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