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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니야 Jun 07. 2024

나는 어디로 가는걸까?

나는 폭풍 가운데 섰다.

산새 지저귀는 여름이

내 옆에 쓰윽- 다가오면

초록은 

산을 감싸고, 

들판을 가로질러,

머얼리 내어 달린다.     


주렁주렁

연잎에 매달린 

이슬이 축복처럼 

합장하는 손가락 끝에 

다정히 맴돈다.     


계절은 

비와 함께 와서 이슬로 맺고

회오리치는 마음을 움켜 쥐고

슬픔으로 

내리는 물방울을 헤아려보지만

끝을 모르는 폭풍은 

나를 휘감고


그렇게, 

폭풍의 가운데에

무기력하게 

휘적 휘적 떠도는  

몸뚱이 하나...

마음 하나... 

영혼 하나...      


그렇게 하나씩 하나... 씩

허공으로 사라져 흩어지면...   

  

나는 어디로 가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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